롯데의 ‘그린 프라이스 제도’와 신세계의 ‘유통 마진 최소화’.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이번에는 국내 와인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8일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1일부터 전국 25개 점포에서 값비싼 와인에 대해 ‘그린 프라이스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을 정한 뒤 가격 정찰제를 준수하는 제도이다. 정상 가격을 터무니 없이 높게 정해 놓고 할인 판매를 하는 관행을 바꾸겠다는 이야기다. 기존에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제품 가격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일부 품목에 대해 그린 프라이스 제도를 적용해 왔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와인 수입업체들과 협력해 와인 가격 정상화에 나서 최대 60%까지 그 값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적용 품목은 고가 와인 74개이다. 또, 산지에서 바로 들여오는 직소싱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롯데가 와인 가격 정상화를 외치고 나선 데는 맞수 기업인 신세계의 와인 사업 진출과 관련이 있다. 신세계는 지난 5일 와인 전문회사 ‘신세계엘앤비(L&B)’를 세워 직수입 방식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에서 파는 와인 값을 20~40% 가량 내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신세계 관계자는 “구학서 대표가 ‘신세계엘앤비는 이익을 남기지 않아도 좋다’고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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