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쟁사 ‘두부전쟁’…주부들은 반가워라
화학첨가물 대신 천연간수·조리 끝난 계란두부찜
‘없애야 산다.’
참살이(웰빙) 열풍으로 두부 인기가 높아지자, 포장두부를 내놓은 식품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종 화학 첨가물을 없애고, 고정관념을 깬 포장 두부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포장두부 시장은 다른 식품시장에 견줘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업체들은 올해 포장두부 시장이 3000억원 규모로, 지난해에 견줘서 15%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풀무원의 이효율 대표이사는 지난달 30일 “7월부터 생산되는 모든 두부 제품에 화학 첨가물을 완전히 뺄 것”이라고 말했다. 간수(응고제)까지 화학 첨가물이 아닌 천연원료를 쓰겠다는 말이다.
두부에 들어가는 화학 첨가물은 소포제(콩을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을 없애는 데 쓰임)·유화제(콩물이 빠르게 굳는 것을 방지하는 데 쓰임)·응고제(콩물을 굳히는 데 쓰임)가 있는데,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높아지자 2005년 봄 풀무원과 씨제이제일제당은 ‘무소포제·무유화제’ 두부를 내놓았다.
지난해 7월에는 응고제인 간수를 놓고 한바탕 경쟁이 있었다. 두 회사 모두 해양심층수로 만든 간수를 쓴 두부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해양심층수 두부 전쟁이 있은 지 1년 만인 지난달 30일 풀무원은 한발 더 나가 천일염 간수를 쓰고, 이를 전 품목에 걸쳐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단 화학 첨가물 부문에 있어서는 풀무원이 앞선 상황이다.
하지만 씨제이제일제당도 이에 질세라 두부의 고정관념을 깨겠다고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달 ‘씨제이(CJ) 계란두부찜’을 출시했다. 포장두부 시장에서 요리 재료가 아닌 조리가 끝난 상태의 두부 제품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이번 신제품은 두부를 ‘요리 자체’로 발전시킨 첫 포장두부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자평했다.
시장 점유율 부문에서는 풀무원이 확실히 앞서고 있다. 풀무원은 1984년부터 포장두부를 선보였고 그 아성을 지키고 있다.
에이시(AC)닐슨이 조사한 2008년 포장두부 시장 점유율을 보면 풀무원이 52.2%, 씨제이는 23.3%이다. 시장 점유율에 대한 두 기업의 희망사항은 말 그대로 동상이몽이다.
풀무원은 지금 2배 차이의 시장 점유율을 올해 말까지 3배까지 벌려 놓겠다는 계획이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올해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두부 전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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