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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집 떠나면 고생’ 홈캉스 제품 인기

등록 2009-08-06 22:15

‘집 떠나면 고생’ 홈캉스 제품 인기
‘집 떠나면 고생’ 홈캉스 제품 인기
간편조리 식품·게임기 매출 상승
백화점 방문·도서 판매도 급증
‘집 떠나면 개고생’. 직장인 우성문(30)씨는 올여름 휴가 사흘 내내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시청하며 보냈다. 아내와는 긴 여름휴가 대신 틈틈이 1박2일 국내여행을 다니며 돈을 아끼기로 약속했다.

요즘 우씨와 같은 ‘스테이케이션족’이 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족은 머무르다는 뜻의 스테이(stay)와 휴가의 베이케이션(vacation)을 합친 신조어다. 경기침체 여파로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올여름 멀리 국외여행을 떠나는 대신 국내여행이나 근교로 당일치기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이 많다. 박물관이나 영화관, 도심 호텔·스파 등도 인기 피서지다. 요즘은 집 안에 틀어박혀서 게임이나 홈쇼핑 등 즐길거리를 찾는 사람들을 ‘방콕족’이 아니라 ‘홈캉스족’이라고 부른다. ‘집으로 바캉스를 떠난다’고 긍정적인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이다.

6일 하나투어의 국내여행 자회사인 하나투어인터내셔날 집계를 보면, 7~8월 국내여행 상품 이용 고객이 예년보다 20~25%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보통 국내여행은 7~8월이 비수기이고 여행사 패키지상품보다 개별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국내여행 증가폭이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속 휴가’를 내세운 호텔의 여름 패키지 상품 판매율도 지난해보다 30~50%씩 증가했다.

시원하고 볼거리 많은 백화점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한달 동안 구매 고객들의 평균 방문 횟수가 2.95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늘었다고 밝혔다. 가족 단위 고객이 늘면서, 식당가에선 세트메뉴 판매가 늘어나는 등 매출이 지난해보다 21% 늘었다. 책을 벗 삼아 휴가를 보내려는 손님들 덕분에, 백화점에 입점한 서점의 일평균 매출은 세일기간보다 7월 말~8월 초 오히려 13%나 뛰었다.

스테이케이션족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도 활발하다. 홈쇼핑사들은 휴가를 집에서 보내는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바쁘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1~2일 ‘여름사냥 1박2일’ 특별전을 열고,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주방용품·식품 등 홈캉스족을 겨냥한 상품을 집중 편성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베니건스 바비큐 폭립(6만9900원)은 지난 2일 49분 만에 1500여 세트가 팔려나가는 등 7월 말~8월 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늘었다.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가족들에게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홈캉스족을 겨냥해 닌텐도 위 패키지, 소니PSP 등을 집중 배치한 게임 할인전을 연 결과, 최고 35%까지 매출이 오르는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롯데홈쇼핑 디지털가전팀 장현진 상품기획자(MD)는 “집에서 사양 높은 디지털 제품을 구입해 혼자 휴가를 즐기는 홈캉스족이 늘면서 비수기인 7, 8월에 매출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집에서 누에고치(코쿤)처럼 디지털 기기를 갖고 여가를 즐기는 ‘디지털 코쿠닝(Cocooning)’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문화로 여겨졌으나, 경제위기 이후 세계적인 소비 트렌드로 등장했다. 정재영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가나 여행의 저비용 대체재로서 ‘디지털 코쿠닝’이 시장의 주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영국 등에선 스테이케이션이 일반 소비자들의 행동양식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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