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3세대 주방세제’ 뜬다
석류·요거트 등 천연성분 함유
‘석류식초, 요거트 주방세제?’
곳곳에서 친환경이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가정용 주방세제도 이를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20일 생활용품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주방세제 시장이 생겨난 1970년대에서 최근에 이르기까지 주방세제는 세정력에서 피부보호, 친환경·프리미엄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주방세제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기 전인 70년대의 ‘1세대 주방세제’는 깨끗이 잘 씻기는 ‘세정력’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오늘날에는 어떤 주방세제를 써도 세정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2세대 주방세제’가 나오기 시작한 90년대부터는 주요 소비자층인 여성들의 피부관리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피부 자극을 줄이고 손을 보호해주는 성분이 강화된 제품을 업계는 여럿 선보였다. 당시, 업계는 ‘마일드 주방세제’로 분류해 기존 주방세제와의 차이를 강조하고 나섰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소비자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 등이 높아지며 사용량이 적은 ‘고농축 세제’를 내세우는 제품들이 쏟아졌다.
오늘날의 ‘3세대 주방세제’는 고급 성분의 강화와 친환경을 강조하고 나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 ‘참살이’(웰빙) 열풍이 불면서부터다. 생활용품 기업인 씨제이라이온(CJ LION)의 주방세제 담당 전수경 브랜드매니저는 “최근 신제품 출시를 위해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친환경적인 천연성분과 식재료 성분이 함유되고 헹굼 뒤에도 잔여물이 없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세제를 이상적인 주방세제로 꼽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에서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이상적인 주방세제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3% 이상이 ‘친환경적인 천연성분’, 22%는 ‘거품이나 세제 잔여물이 식기에 남지 않는 기능’을 꼽았다.
이런 변화로 최근 생활용품업계에서는 관련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씨제이라이온은 주방세제 ‘참그린 석류식초 설거지’를 이번달에 내놓았다. 이 회사는 “석류식초는 몸속의 독소를 제거하는 기능과 항균, 탈취 및 기름때와 물때 제거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엘지(LG)생활건강도 8월 들어 요거트의 자연발효 성분을 넣은 ‘자연퐁 발효 요거트’를 내놓았다. 우유 성분들이 농축돼 생성되는 발효 젖산 성분이 기름때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엘지생활건강 쪽은 소개했다. 애경도 대나무 수액, 한방 성분을 함유한 주방세제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고, 유한양행도 매실, 팥 등 식용 천연성분을 넣은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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