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착한커피’ 바이러스 번진다

유통업계 공정무역 커피 판매 현황

홈쇼핑·편의점·대형마트 등
공정무역 커피 판매 줄이어
피비제품도 내놔… 매출급증

‘착한 커피’가 편의점과 홈쇼핑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공정무역 제품을 찾는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존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관련 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과 훼미리마트는 아름다운가게의 공정무역 커피 브랜드인 ‘아름다운 커피’를 지난 9월부터 팔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처음에는 티백 제품을 들여와 팔다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자 아예 컵커피를 자사브랜드(PB) 제품으로 내놓았다. 세븐일레븐 쪽은 10월 마지막주(25~31일) 판매량이 출시 첫주에 견줘 5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14일과 30일 업계에선 처음으로 공정무역 커피 판매 방송을 진행했다. 첫 방송에서는 준비한 물량 9000만원어치가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미영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이사는 “현대홈쇼핑의 방송 사례가 알려지자 다른 홈쇼핑업체들도 올 연말에 공정무역 제품 선물세트 판매 방송을 제안해 오는 등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도 앞다퉈 ‘착한 커피’ 판매에 뛰어들고 있다. 2007년부터 공정무역 커피를 팔고 있는 홈플러스에 이어, 롯데마트도 지난 9월부터 모든 영업점에서 공정무역 커피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올 2월부터 60개 매장에서 한국 와이엠시에이(YMCA)의 공정무역 커피 브랜드인 ‘피스커피’를 팔고 있다.

스타벅스는 공정무역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자 최근 관련 제품군을 확대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공정무역 커피 원두인 ‘카페 에스티마 블랜드’의 올해 9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부터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모든 에스프레소 음료를 공정무역 원두로 만들어 팔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제3의 단체로부터 유기농 재배와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며 “스타벅스 본사는 올해 공정무역 커피 구매량을 지난해보다 2배 늘렸다”고 밝혔다.

유통망이 다양해지면서 공정무역 커피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아름다운 커피의 매출이 올 들어 크게 늘어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9억원)의 3배인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등 공정무역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들은 지난달 30·31일 서울 삼청동과 안국동 일대에서 ‘워킹 페어 트레이드’ 행사를 열었다.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이날 행사엔 원래 공정무역 커피를 팔지 않던 커피 전문점까지 참여하는 등 소비자 뿐 아니라 업체들의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