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전문점형 편의점은 직장인·대학생들이 많이 사는 원룸촌이나 주택가, 숙박업소가 많은 지역 등을 중심으로 출점할 예정이다. 편의점 파라솔 아래서나 집에서 가볍게 한잔 즐기는 건강 음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이 주류 품목을 강화했다. 지에스리테일 제공
지에스25, 막걸리·사케 등 주류전문점 50곳 확대
‘가족·이웃과 가볍게 한잔’ 술문화 확산 추세 맞춰
‘가족·이웃과 가볍게 한잔’ 술문화 확산 추세 맞춰
건강 음주 문화 열풍으로 갈채를 받았던 막걸리와 사케가 편의점에 전용 매대를 차지하는 등 안정적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지에스25는 18일 “주류전문점형 편의점 1호를 지난달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낸 데 이어 올해 안에 50여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런 점포엔 ‘전통주’ 전용 매대를 설치해, 건강한 술 문화 트렌드에 맞는 우리 술 막걸리와 일본 술 사케 판매를 계속 늘려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에스25는 슈퍼형 편의점, 베이커리형 편의점, 원두커피전문 편의점, 무인편의점 등 상권 성격에 맞게 특성화한 편의점을 800개 가까이 냈다. 주류전문점형 편의점은 막걸리·사케 같은 전통주를 비롯해 맥주와 와인을 팔기 위한 전용 매대를 따로 뒀는데, 일반 편의점보다 2배 이상 많은 200여종의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폭음형’ 음주보다 집 근처에서 가족·이웃과 함께하는 ‘가벼운 술 문화’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주류전문점형 편의점 술값은 일반 편의점보다 맥주는 10~20%, 소주는 15% 싸며, 다른 주류도 대형마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지에스25는 지난해 8월 국내 막걸리 5종에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를 붙인 막걸리 3종을 추가해 8종의 막걸리를 팔고 있다. 지에스25의 막걸리 판매는 2009년에 전년 대비 2배 이상이 늘었고, 폭발적 성장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월은 전년 같은 달 대비 51.9%가량 늘었지만 연말이었던 12월엔 전년 같은 달 대비 204.3%가 늘어나는 등 성장폭이 한참 뛰어올랐다. 올해 1월에도 이미 막걸리 판매가 껑충 뛰어올랐던 지난해 1월보다도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에스25는 일본 청주인 사케 역시 16종으로 다양화했는데, 와인 붐이 불자 와인 품목을 다양화한 데 이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막걸리와 사케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대중적 접점이 큰 편의점에서 막걸리와 사케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면 막걸리 업계에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막걸리는 대부분 생막걸리인데, 유통기한이 길어야 열흘가량에 불과해 전국적 판로를 찾는다기보다 생산 지역에서 소비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사케는 일찌감치 대중화의 길을 걸어 다양한 사케가 상품화되면서 종류도 압도적으로 많고 유통에도 제한이 훨씬 적다.
지에스25는 현재로서는 막걸리와 사케의 승부에서 ‘막걸리가 한 수 위’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막걸리와 사케를 주류전문점형 편의점에서 판매한 결과 막걸리 매출이 사케보다 6배 이상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도수가 낮은 술이 인기를 끄는데, 막걸리는 알코올 농도가 6~7도로 사케 15~17도보다 낮아서 부담이 없고 가격도 1000~2000원으로 1만~2만원대인 사케보다 저렴한 덕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에스25 김민성 주류담당 바이어는 “편의점이 막걸리와 사케의 새로운 판매처로 인식되면 두 나라의 전통주는 좋은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막걸리는 올해 들어서 수출에서도 여전히 쾌조를 달리고 있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새해 첫 달 막걸리 수출은 75만1000달러로 지난해 1월 13만1000달러보다 5.7배가 됐고, 수출량도 806t으로 6.8배나 늘어났다. 또 일본 수출액은 46만6000달러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는데, 일본 내 막걸리 열풍은 국내 막걸리·사케 열풍과 함께 계속 화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왼쪽부터 막걸리, 사케.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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