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넷심’ 잡아라!
온·오프 유통업체 ‘영역파괴 전쟁’
식음료·농수산물 ‘온라인 장보기’ 급증
식음료·농수산물 ‘온라인 장보기’ 급증
#1.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지마켓(Gmarket.com)의 김도완 대리는 ‘수산물 카테고리 매니저’다. 지마켓은 온라인에서 고등어·병어·굴·전복 등 싱싱한 해산물을 사려는 수요자가 늘어나 2년여 전에 수산물 전담자를 뒀다. 지마켓은 현재 ‘배 들어오는 날’이라는 산지 직송 해산물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하반기에 시작된 이 코너는 항구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한다. 고객한테 적정량 주문을 받아뒀다 산지에서 배가 올라오면 곧바로 고객한테 배송해준다.
#2.“페이팔처럼 편한 지불 시스템은 본 적이 없습니다. 지불·송금·순간 이체 등 다양하고 편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답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끼리 범프하면 돈을 주고받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14일 오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런 말을 남겼다. 트위터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열렬히 빠져있음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는 그는 온라인 사업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그는 최근 임원 회의에서 “페이팔에 가입해 물건을 사 보라”거나 “오픈마켓인 이베이에서 구입한 옷을 입고 다음 회의를 해 보자”고 제안해 온라인 쇼핑 전략 마련을 재촉하기도 했다.
좋은 식재료 공급처 확보하려
온라인 매니저 항구·과수원으로…
대형마트는 ‘아이폰 활용’ 고심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이 서로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총거래액이 20조원대를 넘어선 국내 온라인쇼핑은 올해 안에 백화점을 제치고 대형마트에 이어 업태 규모 2위로 올라설 게 확실하다. 온라인쇼핑의 차세대 성장 동력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이 주도했던 ‘식품 부문’이다. 최근 2~3년 새 식음료와 농수산물 거래액의 성장률이 총거래액 성장률보다 1.5~2.5배 더 높은 추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식음료와 농수산물의 비중은 2006년 6.9%에서 2009년 9.4%로 커졌고, 금액상으로도 1조94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옥션(auction.co.kr)과 함께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지마켓은 최근 2년 새 과일과 수산물 전담 카테고리 매니저를 따로 두고, 이들을 현장으로 내려보내는 등 신선식품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바이어들이 농산물·수산물을 확보하기 위해 ‘밭떼기’ ‘배떼기’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요즘은 오픈마켓 카테고리 매니저들도 항구와 과수원, 농촌 지자체들을 드나들면서 좋은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의 1차 격전장은 ‘온라인 슈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는 점포 진출 포화로 성장이 둔화하자 기업형 슈퍼(SSM) 출점이나 국외 진출 등으로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몸부림쳐왔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 역시 정용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나선 올해부터 ‘가격 인하 정책’과 ‘온라인 전략 강화’ 등의 화두를 내세워 성장력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이마트몰 전담 임원을 처음로 선임했으며, 지난 9일부터는 전국 127개 점포 가운데 70개 거점 점포를 기반으로 ‘이마트몰 1일 4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200명의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연간 매출이 아직 1000억원에 못 미치는 이마트몰이지만, ‘온라인 장보기’ 편의를 높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사업자 쪽의 대응도 만만찮다. 온라인쇼핑 2위인 옥션은 지난해 ‘마트 대신 옥션’이란 광고로, 대형마트에 반격했다. 이들은 대형마트가 따라올 수 없는 틈새 상품들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다. 예컨대 크기가 잘은 전복이나 과일 등은 생산자가 대형 유통사들에게 제값을 받기가 어려워 잘 거래되지 않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산지 직거래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 지마켓 홍보팀 최재준 과장은 “생선,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은 일단 눈으로 보고 사야한다는 인식이 컸지만, 이젠 농수산물도 상품평을 5~10개만 훑어보면 제품 품질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인데다 가격은 30~50% 이상 싸다”며 “식품과 농수산물 쪽의 거래액 성장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쪽 분야에 대한 인력과 마케팅 강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사진 연합뉴스
온라인 매니저 항구·과수원으로…
대형마트는 ‘아이폰 활용’ 고심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이 서로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총거래액이 20조원대를 넘어선 국내 온라인쇼핑은 올해 안에 백화점을 제치고 대형마트에 이어 업태 규모 2위로 올라설 게 확실하다. 온라인쇼핑의 차세대 성장 동력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이 주도했던 ‘식품 부문’이다. 최근 2~3년 새 식음료와 농수산물 거래액의 성장률이 총거래액 성장률보다 1.5~2.5배 더 높은 추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식음료와 농수산물의 비중은 2006년 6.9%에서 2009년 9.4%로 커졌고, 금액상으로도 1조94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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