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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대형마트 염대리 ‘수산물 찾아 삼만리’

등록 2011-04-20 20:11수정 2011-04-20 21:27

올해 대형마트 주요 수입산 수산물 판매 현황
올해 대형마트 주요 수입산 수산물 판매 현황
고등어·갈치 등 국내산 품귀
방사능 우려 일본산도 꺼려
바이어들 북미·동남아 넘어
남미·아프리카 등 전세계로
외국산 소비량 30% 이를듯
외국산 수산물 확보전쟁

이마트 수산팀의 염이용 바이어(대리)는 지난해 9월 캐나다 뉴펀들랜드섬의 세인트존스 공항에 내렸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현지인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한국인 여행자가 흔치 않은 캐나다 동쪽 끝자락 섬까지 그가 찾아간 이유는 바로 고등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 ‘고등어찾기’대작전 지난해 고등어 어획기를 앞두고 주요 대형마트에는 비상이 걸렸다. 2009년에 급감했던 국내산 고등어 어획량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은 탓이다. 가장 흔한 반찬인 고등어가 사라진다면 마트 매출에도 큰 타격이다. 이마트 수산물팀은 부랴부랴 ‘고등어찾기’ 대작전에 나섰다.

때마침 2009년에 킹크랩을 수입했던 캐나다 수산업체에 물건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염 대리는 부랴부랴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간 뒤 차로 다시 2시간 달려 도착한 대서양 바닷가에서 염 대리를 맞이한 건 선수를 친 일본 바이어들이었다. 세계 1위 수산물 소비국인 일본의 바이어들은 아예 몇달 동안 먹고자면서 상품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일본이 가져가는 물량이 워낙 많으니까 처음 수입을 하는 한국이 낄 자리가 없어요. 그 먼 데까지 날아가서 ‘이걸 접어, 말어’ 엄청 고민하다가 가격 조정 대신 더 큰 크기로 협상을 하게 됐죠.”

롯데마트 수산팀의 여형희 상품기획자(대리)는 지난 2월 태국 남쪽 바닷가로 날아갔다. 4월부터 병어가 제철을 맞는데 국내산 물량이 줄어든 탓에 올해 처음으로 생물 병어를 수입하기 위해서다. 어렵사리 태국 코사무이 근처의 병어 산지를 물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생물’이라는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주꾸미나 새우같은 어종과 달리 생물은 포장을 잘못하면 연한 육질이 뭉그러지거나 상하기 쉽죠. 까딱하면 비용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죠.” 여 대리는 아예 비행기를 타기 전 냉염수 처리방법이나 포장 중량, 얼음 양 등의 생물 병어 포장 기술을 배워가기까지 했다. 지난 늦겨울부터 여 대리가 준비한 수입산 생물 병어는 이달 말부터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서 선을 보인다.

■ 남미산 새우, 가나산 갈치도 등장할 듯 대형마트마다 수산물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이상기온 등의 영향으로 고등어와 갈치, 오징어 등 가장 흔했던 국내산 수산물들이 1~2년 전부터 하나둘씩 자취를 감춘 탓이다. 지난 2008년까지도 한자리 수에 머물던 외국산 수산물 비중이 지난해엔 전체 수산물 소비량의 20%를 넘어섰다. 올해엔 그 비중이 30%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한다.

이처럼 외국산 수산물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다보니, 정작 국내 어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기도 한다. 지난 겨울 오징어 작황 부진으로 인해 최근 국산 오징어 마리당 가격은 2000원까지 뛰었다. 이와는 달리 이달 말부터 수입될 원양산 오징어 가격은 마리당 1000원 정도다. 국내산의 절반 가격으로 외국산 오징어가 밀려들다보니, 오징어를 비축해뒀던 국내 어민들이 울상짓는 건 당연한 결과다.

지난달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수산물 바이어들은 더욱 분주해졌다. 최근 여 대리의 고민은 온통 생태에 집중돼 있다. 대지진에 따른 원전 사고의 여파로 그간 거의 전량을 수입하던 일본산 생태 수입이 중단되면서 대체지역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지는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등이다.


국내 대형마트 수산물 바이어들의 눈길은 이제 동남아시아와 북미, 오스트레일리아를 넘어 남미산 새우와 아프리카 가나산 갈치에까지 향하고 있다. 이마트 수산팀의 한태연 팀장은 “현재 남북미를 중심으로 8개 정도의 지역을 수산물 수입처로 발굴중이며 앞으로 수입 어종도 좀 더 다양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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