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베이징 이어 톈진에 100% 출자 1호점 개장
이마트, 대도시 10여개점 매각 추진…중소도시 공략 전환
이마트, 대도시 10여개점 매각 추진…중소도시 공략 전환
유통업계의 양대 대표 주자인 롯데백화점과 이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롯데는 단독점을 처음 개설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반면, 이마트는 베이징 등 대도시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며 숨고르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17일 톈진 1호점의 문을 연다고 16일 발표했다. 롯데백화점은 “톈진 1호점은 롯데백화점이 100% 자본을 출자해 독자적으로 중국에 출자한 첫 점포로 롯데만의 차별화된 색을 담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독 경영’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 것이다. 롯데는 2008년 중국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베이징점을 출점하며 중국에 처음 진출했다.
톈진 1호점은 연면적 5만㎡, 영업면적 2만8400㎡,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식품·잡화·의류·생활가전용품 등을 판매하게 된다. 롯데백화점은 톈진의 신도심 개발지역에 1호점보다 큰 규모의 2호점도 내년 봄에 문을 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톈진시는 베이징에 인접해 있어 최근 베이징의 높은 땅값과 물가 때문에 대기업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곳으로 인구도 1000만명이 넘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밖에 웨이하이와 선양 지역에도 출점을 준비중이다.
이와는 달리, 이마트는 최근 중국에 진출해 있는 27개점 가운데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10여개점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1997년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했지만 2007년부터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해에는 91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경제연구원의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대형마트는 매장 수가 많을수록 단위 점포당 비용이 적게 들어가 수익을 내기 쉬운데 이마트는 중국 진출은 빨랐지만 매장을 확장하는 타이밍을 놓쳐 까르푸 등에 추월당했다”고 분석하면서 “대형마트들은 국내 시장 포화로 인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마트도 새로운 전략으로 중국사업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트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올라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하이 매장들을 중심으로 정리를 한 뒤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출점을 다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의 백화점 시장은 중국계 자본을 바탕으로 한 현지 기업 중심으로 펼쳐져 있으나 마트 쪽은 까르푸나 월마트 등 글로벌 업체의 진출이 활발하다. 백화점의 진입장벽이 높음에도 롯데는 시장 개척에 나선 반면 이마트는 한발짝 물러난 셈이다.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은 아직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인데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점포의 경우 출점 뒤 2~3년을 수익성을 내는 시점으로 보는데 해외 쪽은 5~6년을 잡고 있다”며 “아직은 투자단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마트는 이마트의 고전을 반면교사 삼아 2007년부터 마크로와 타임스 등 중국의 마트 체인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현재 81개 점포를 운영중인데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150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하지만 케이티비(KTB)증권의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한국 매장의 포맷을 가져가 현지화에 애를 먹은 이마트와 달리 롯데마트는 현지 적응 속도가 빠르고 적자 폭도 빠르게 줄여가는 편”이라며 “점차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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