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중소업체 설문조사
대형마트 ‘장려금’ 10% 챙겨
대형마트 ‘장려금’ 10% 챙겨
텔레비전(TV)홈쇼핑업체들이 중소납품업체한테서 판매금액의 37%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화점 평균 판매수수료율(31.8%)보다 높은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에스(GS)·씨제이오(CJO)·현대·롯데·농수산홈쇼핑에 납품하는 의류·생활잡화 중소업체 69개사를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 수수료율이 37%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홈쇼핑을 통해 100만원어치 물건을 팔면, 이 가운데 37만원을 수수료로 내야하는 셈이다. 홈쇼핑업체들은 판매금액과 상관없이 방송 1건당 일정금액(정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떼기도 하는데, 이 경우 평균 수수료율은 32.6%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홈쇼핑업체 쪽에서는 케이블텔레비전 방송사업자(SO)한테 주는 송출료도 수수료에 포함돼있기 때문에 실제 수수료율은 20%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중소납품업체들은 무이자 할부비용, 세트제작비용 등도 추가부담하고 있는데, 특히 자동응답서비스(ARS) 할인비용 부담은 업체당 연평균 4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는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상품매입금액의 평균 10%가량을 챙기고 있었다. 판매장려금은 마진과는 별도로 ‘판매를 촉진하는 인센티브’라며 대형마트들이 거둬들이는 돈이다. 공정위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3개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87개 중소납품업체를 설문조사해, 이같은 실태를 파악했다. 공정위는 특히 판매장려금이 ‘납품단가 깎기’ 수단으로 악용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소납품업체들은 ‘물류비(업체당 연평균 7600만원), 판촉사원 인건비(연평균 2억3000만원) 등이 큰 부담’이라고 꼽았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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