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진 수입 와인 맛보세요’ 백화점 마케팅 후끈

신세계백화점이 주요 수입 포도주 가격을 40~55% 할인하는 기획 행사를 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주세법 개정·한-미FTA 발효로 10%안팎 인하
‘월드 와인페어’ ‘미국 와인 특집전’등 행사 다양

주요 백화점들이 봄을 맞아 수입 포도주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주세법 시행령 개정과 이달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이 주요 마케팅 소재다.

백화점들이 포도주 가격 인하에 나서는 것은 우선 지난 1월 주류 수입업자들이 도·소매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술을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포도주 수입업체들이 잇따라 유명 와인 가격들을 내린 데 따른 움직임이다. 국내 1위 포도주 수입업체인 금양인터내셔널은 1일부터 대표적인 칠레 와인인 ‘1865’의 공급가를 10% 인하했다. ‘1865 싱글 빈야드 시리즈’ 5종의 가격을 모두 내렸다. 주요 백화점에서 5만8000원인 1865 싱글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이 이번 조처로 5만2000원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금양 쪽은 밝혔다.

금양 관계자는 “주세법이 개정됐지만 직접 소매판매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주세법 개정으로 소비자들의 인하 기대가 있는데다, 브랜드 제고 효과를 내고자 인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수입 포도주는 수입업체에서 직접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납품을 하거나, 도매상을 거쳐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경로를 거치고 있다.

포도주 수입규모 2위인 롯데주류도 1일부터 주요 칠레산 와인 70개 제품의 공급가격을 평균 10% 인하했다. 이번 조처로 카르멘 그란 레세르바, 산타리타 120, 산타 카롤리나 레세르바 등의 와인 가격이 5~15% 낮아진다. 카르멘 톨텐 카베르네 소비뇽의 경우, 현재 백화점에서 2만5000원에 판매되는 가격이 2만1000원 정도로 내려간다. 이에 앞서 3위 포도주 수입업체인 나라셀라도 대중적 인기가 높은 칠레 와인인 몬테스 알파 시리즈의 공급가격을 3월부터 10% 내린다고 밝힌 바 있다.

백화점들도 이번 기회를 이용해 와인 매출을 늘리고자 각종 기획행사를 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8일까지 본점·강남점·영등포점·경기점·인천점에서 ‘새봄맞이 신세계 월드 와인페어’ 행사를 연다. 칠레의 대표 브랜드 와인을 40~55% 할인 판매한다. 몬테스 알파 시라 2009 빈티지가 3만5000원(전점 60병 한정), 시데랄 2007 빈티지는 5만원에 판매된다. 또 아르헨티나 프리미엄 와인인 이스카이 2007 빈티지가 6만5000원, 샤토탈보 2008 빈티지가 9만5000원에 판매된다.

현대백화점은 1일부터 칠레산 와인 가격을 6~15% 인하한다고 밝혔다. 주요 인하 품목은 카르멘 골드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17만5000원(인하 전 가격 19만5000원), 카르멘 톨텐 멜로 2만1000원(인하 전 2만5000원), 몬테스 알파 피노누아르 6만원(인하 전 6만8000원) 등이다.

한-미 에프티에이 발효는 미국산 포도주 가격을 인하시키는 요인이다. 이달 15일 에프티에이가 발효되면 수입 포도주에 붙는 관세 15%가 즉시 철폐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미국 와인 특집전’을 전체 영업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미국산의 경우 기존에 5만원 이하의 포도주 위주로 170개 품목을 선보이고 있으나, 올해에는 70여 품목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매출 집계 결과 미국산 포도주 판매량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산 매출은 18억원으로 포도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프랑스(33.8%)·칠레(28.8%)·이탈리아(19.2%)에 이어 8.2%였으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비중이 11.1%(24억원)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쪽은 “미국산 와인 업체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하는 반면 이탈리아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마케팅이나 가격 변동에 인색해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산이 이탈리아산 매출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