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쇼핑·소비자

홈플러스의 ‘두개의 문’

등록 2012-11-18 20:53수정 2012-11-18 21:14

대형마트 반대 행진 경제민주화와재벌개혁을위한국민운동본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합정홈플러스입점저지대책위 등 시민사회단체와 중소 상인들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홈플러스 입점 예정 건물 들머리에서 대형마트 입점 반대와 중소상인 살리기 국민대회를 연 뒤 국회로 행진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대형마트 반대 행진 경제민주화와재벌개혁을위한국민운동본부,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합정홈플러스입점저지대책위 등 시민사회단체와 중소 상인들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홈플러스 입점 예정 건물 들머리에서 대형마트 입점 반대와 중소상인 살리기 국민대회를 연 뒤 국회로 행진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쪽선 유통산업협 구성 논의
다른쪽선 오산에 점포등록 신청
남현·합정점 이어 또 논란 불러

상생 논의중 물밑행동 비판에
홈플러스 “스케줄대로 한 것”
정부는 유사사례 여부 파악못해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상인단체와 ‘유통산업발전협의회’(협의회)를 구성해 신규 출점 자제, 자율휴업 등의 상생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한 당일(10월22일), 홈플러스가 경기도 오산에 대형마트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와 대형 유통업체, 중소상인단체 간에 상생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사례가 홈플러스에서만 3차례나 이어진 것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협의회 출범 발표 다음날(10월23일) 서울 관악구에 점포 등록 신청을 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마포구 합정점의 영업 개시가 불가피하다는 공문을 중소기업청에 발송한 것으로 드러나 중소상인들의 반발을 샀다.


홈플러스가 오산시에 개설 등록을 신청한 오산 세교점은 지하 2층, 지상 6층 건물에 총 매장 면적만도 1만9000여㎡에 이른다. 오산시는 대규모 점포 등록에 따른 결격 사유 여부를 살펴보는 절차를 거쳐 지난 13일 홈플러스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오산 세교점은 경부선 오산대역 바로 옆에 위치하며, 개장 준비가 80%가량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교점이 들어설 오산시는 10월 기준으로 인구가 16만6000여명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지난 15일 협의회 1차 회의에서 합의한 대형마트 출점 자제 지역(인구 30만명 미만 중소도시)에 해당한다. 물론 세교점처럼 이미 투자한 점포는 신규 출점 자제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예외로 하기로 했지만, 이들 점포에 대해서도 실제 개설 과정에선 중소 상인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지식경제부 쪽 입장이어서 향후 협의회 실무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홈플러스 사례처럼 기투자 점포의 출점을 둘러싼 갈등이 상생 논의에서 첨예한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경부는 이들 점포의 개수와 위치, 등록 진행 상황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홈플러스 오산 세교점의 등록 신청 사실도 지경부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

업계와 지방자치단체에선 홈플러스가 구체적인 상생 방안이 나오기 전에 출점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협의회가 출범하고 상생 논의가 본격화하면 이미 투자한 점포도 개설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고, 점포 등록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홈플러스 세교점은 지난 5월 영업규제를 피하기 위해 대규모 점포가 아니라 쇼핑센터 형태로 등록 신청을 했다가 불허 처분을 받은 곳이다. 이 때문에 5월 이후 수개월간 등록 신청을 하지 않다가, 상생 논의가 시작되자 갑자기 대규모 점포로 바꿔 절차를 밟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 관악구 남현점의 경우도 “준공이 내년 9월인데, 왜 이렇게 빨리 등록 신청을 했는지 의아하다”(관악구청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얘기가 나온다.

홈플러스 쪽은 “상생 협의와 관계없이 회사 스케줄대로 한 것인데, 우연히 날짜가 그렇게 돼 오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홈플러스 피아르(PR)팀 관계자는 “세교점과 남현점 둘 다 오래전에 출점 계획을 세워 이미 공사가 많이 진행된 곳이어서 신규 출점이라고 할 수 없다. 세교점이 들어서는 곳은 인근에 전통시장이 없고 중소상인도 많지 않은 신도시여서, 출점에 따른 첨예한 이해갈등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상인단체와 시민단체들은 “홈플러스가 상생을 공언하면서도 물밑에선 점포 개설 준비를 진행해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유통산업발전협의회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중소상인단체는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이 대형 유통업체 모임인 체인스토어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협의회의 상생 합의안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경제민주화국민본부·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은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운동을 벌인지 1년 가까이 되는데, 체인스토어협회장인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정작 홈플러스 입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상생 협약 쇼를 벌이는 모순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조국 만난 이효리 “회사에서 인터뷰하러 간다고 울상”
사퇴 이해찬, 안철수에 뼈있는 말…“정말 새로운 정치 해달라”
김광준 비리 캘수록 눈덩이…검찰, 수사 연장 검토
이시형씨 전세금 일부 ‘구권’…누구 ‘현금 다발’서 나왔나
‘80억 횡령’ 여수시청 공무원 ‘패가망신’
‘리설주 패션’은 ‘샤넬 스타일’
20대 섹스의 경제학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