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유모차’ 스토케, 쓰기는 불편

소시모, 11개제품 품질평가서 ‘미흡’
70만원선 리안, 국산 중 ‘만족’ 유일

100만원을 훌쩍 넘는 유명 외제 유모차 가운데 국산이나 수십만원대 수입 제품에 견줘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국내 판매 중인 유모차 11개 제품(국산 2개, 외국산 9개)의 품질을 국제소비자테스트기구(ICRT)에 의뢰해 비교평가한 결과를 보면, ‘벤츠 유모차’로 불리는 노르웨이산 ‘스토케 엑스플로리‘(169만원)와 미국산 ‘오르빗 지(G)2‘(145만원)가 6개 등급 가운데 4번째인 ‘미흡’ 등급 판정을 받았다. 네덜란드산 ‘맥시코시 엘리아’(93만원)와 ‘퀴니 무드’(158만원), 스페인산 ‘미마 자리’(179만원) 등은 이보다 한단계 위인 ‘만족’ 등급을 받았다.비교평가 항목은 시트 사용, 짐 보관, 운행 편리성, 접기, 등받이 조절, 대중교통 이용 등 사용 편의성 관련 내용이다.

국산 제품인 ‘리안 스핀 2012’도 ‘만족’ 등급을 받았다. 가격은 69만8000원으로 스토케나 오르빗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국산보다 가격이 싸면서 더 높은 등급을 받은 제품은 이탈리아산 ‘잉글레시나 트립 2012’(36만8000원)가 유일했다. 이 제품과 영국산 ‘맥클라렌 테크노 엑스엘아르(XLR) 2012’(76만5000원)는 나란히 2번째 등급인 ‘구매할 가치 있음’ 등급을 받았다.

반면, 일본산 ‘콤비 미라클 턴 프리미에’(88만원)와 미국산 ‘그라코 시티 라이트 아르(R)’(29만8000원)는 5번째 등급인 ‘매우 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 두 제품은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유럽 안전 기준 등에 일부 미달하는 부문이 지적됐다. 유럽 안전기준에 따르면 유모차에는 자동 잠금장치가 2개 있어야 하는데도 두 제품엔 각각 1개뿐이었다. 소시모는 “가격이 비싸다고 반드시 품질이 뛰어난 것은 아니므로, 고가의 외국 제품을 무조건 선호하기보다는 유모차를 이용하는 어린이의 나이와 신체 사이즈, 생활환경, 사용 목적, 유모차 무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스토케코리아는 “소수의 응답자가 참여한 테스트로, 구체적인 테스트 방법들이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수헌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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