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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화사한 손연재 Vs 수수한 김연아
워킹화 스타일

등록 2013-04-11 20:04수정 2013-04-12 10:13

손연재
손연재
경량·기능성은 기본
업체들 이젠 디자인 경쟁
휠라-프로스펙스 반대 전략
아식스도 새상품 출시 가세
한국에서 워킹화 열풍을 일으킨 프로스펙스 ‘더블유(W)’의 초기 광고 속 모델은 가쁜 호흡으로 파워워킹을 했다. 뒤이어 프로스펙스 모델이 된 피겨여왕 김연아는 광고 속에서 일반인이 감히 따라할 수 없는 스트레칭 동작을 하고 빙그르르 점프를 했다.

하지만 올해 프로스펙스 광고에서 김연아는 고난도 동작을 취하거나 점프를 하지 않는다. 얌전히 걸을 뿐이다. 광고에 함께 등장하는 밴드 씨앤블루 멤버들도 기타를 등에 맨 채 느릿느릿 상점을 구경하고 공원을 걷는다. 의상도 동작도 워킹화 본연의 기능인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

워킹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제 워킹화는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신는 신발이 됐다. 얇은 재질과 밑창을 사용해,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포츠 업체들도 그동안 무게를 줄이고 기능성을 높이는 경쟁에서 패션 아이템에 걸맞은 디자인 경쟁으로 돌아서고 있다.

휠라는 화려한 색상의 워킹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를 모델로 해 ‘손연재 워킹화’라고 불리는 ‘에스-웨이브(S-WAVE)’ 라인이다. 휠라는 프랑스의 유명 디자인 컨설팅사인 프로모스틸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색상표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색상을 개발해 워킹화에 적용했다. 새로 개발한 색상에 붙인 이름도 ‘블랙민트’, ‘그레이핑크’, ‘그레이그린’ 등 심상치 않다. 지난해 3종이던 색상을 6종으로 늘렸다. 색상마다 그라데이션 기법을 적용했고, 밑창 부분에도 이중 색상으로 포인트를 줬다.

김연아
김연아
휠라 관계자는 “스타일과 기능 모두 포기하지 않겠다는 휠라의 브랜드 메시지가 잘 반영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워킹화 시장 1위 업체인 프로스펙스도 워킹화 색상을 지난해 5종에서 올해 6종으로 늘렸다. 하지만 화려함을 추구한 휠라와는 정반대 방향을 택했다. 그레이, 네이비, 블랙, 민트 등 ‘튀지 않는 색상’을 기본으로 하고 로고와 밑창 부분에 오렌지, 핫핑크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직장인들이 출근하면서도 부담없이 신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광고 속 김연아가 뛰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운동할 때 신는 기능성 중심의 신발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적으로 신는 신발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프로스펙스는 색상별 워킹화에 맞춰 입을 수 있는 레깅스와 트레이닝웨어도 함께 출시했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프로스펙스가 2009년 처음으로 워킹화를 출시했기 때문에 워킹에 최적화된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고 있다. 올해에는 기능성은 기본적으로 내재돼 있고, 그에 더해 패션성과 일상성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블루와 레드 단 2종의 색상만 출시한 아식스는 올해 4종의 색상을 도입한 ‘G1 시리즈’를 출시했다.

아식스는 특히 색상을 활용한 재치있는 애칭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오렌지색을 신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뜻을 지닌 오렌지슈루슈, ‘바나나를 신고 신나게 미끄러진다’는 뜻의 ‘바나나슬라이드’, ‘푸른색을 신으면 기분이 룰루해진다’는 뜻의 블루룰루, ‘라임색을 신으면 모든 일이 올라잇(all right)’이라는 뜻의 라임올라잇 등의 애칭을 워킹화에 붙였다.

휠라 관계자는 “워킹화 시장은 해마다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업체 간 차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제 기능성은 기본 사양으로 인식되는 반면 디자인과 색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활용 가능한 세련된 색상과 디자인이 워킹화 구매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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