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갤럭시탭3 키즈, 에스케이텔레콤 아띠와 알버트
LG ‘키즈패드’ 이어 삼성 ‘갤탭키즈’
‘중독 방지’ 장치 등 맞춤 기능 탑재
통신업체도 ‘스마트 교육’ 앞다퉈
유아 스마트 콘텐츠 시장에 눈독
‘중독 방지’ 장치 등 맞춤 기능 탑재
통신업체도 ‘스마트 교육’ 앞다퉈
유아 스마트 콘텐츠 시장에 눈독
“키즈패드 써보니 어떤가요?”, “세이펜 사야 할까요?” 유아용 정보기술(IT) 제품이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질문은 엄마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 카페의 ‘단골글’이다.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콕콕 집어낸 다양한 상품·서비스도 쏟아지고 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고, 첨단 기기를 갖고 놀아주길 원하는 신세대 부모들이 많아서다.
삼성전자는 유아용 태블릿피시(PC)인 ‘갤럭시탭3 키즈’(가격 미정)를 이달 초 국내 출시한다. 어린아이를 위한 전자책과 게임, 동영상 등을 탑재한 제품이다. 7인치 화면에 1300만 화소의 카메라까지 갖춰 갤럭시탭과 기능이 비슷하지만, 아이들이 이용할 앱이나 시간을 부모가 정할 수 있도록 ‘스마트기기 중독’을 막는 장치를 뒀다.
유아용 태블릿피시 시장에선 엘지(LG)전자가 지난해 말 ‘키즈패드’(29만9천원)를 내놓으며 한 발 앞선 상태다. 출시 당시 4차례의 홈쇼핑 판매를 통해 16억원의 매출을 낼 만큼 인기를 끌었다. 키즈패드는 아이들이 유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도록 아예 인터넷 접속 자체를 막아놨고, 아이 눈이 나빠지지 않게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도 뒀다. 3~7살 맞춤형 한글, 영어 등 교육 콘텐츠를 담고 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쥐여주면서 중독이나 유해 콘텐츠 노출을 걱정하는 부모 마음을 읽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체들은 ‘스마트 교육’을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운다. 엘지유플러스는 최근 내놓은 디지털가전 ‘홈보이’에서 동화책 1600여권을 한글·영어 동영상으로 제공하고, 아이들이 직접 연주할 수 있는 32가지 악기 기능을 넣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케이티(키봇)와 에스케이(SK)텔레콤(알버트·아띠)은 유아용 교육 로봇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알버트(풀패키지 40만원대)는 로봇 몸체에 스마트폰을 설치하면, 앱의 지시에 따라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낱말카드놀이를 같이 하고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가정교사’ 역할을 한다. 전용 콘텐츠만 1000여개에 이른다. 이르면 10월에 출시될 예정인 아띠에는 증강현실과 음성명령 기술까지 적용됐다. 책에 적힌 ‘공주’라는 단어를 스마트폰에 비추면 읽어주는 건 물론이고 관련 이미지·동영상이 보여지는 식이다.
유아용 앱 시장도 뜨겁다. 단순한 유아용 동영상, 게임 앱뿐 아니라 어린이집 등하원이나 알림장 기능을 갖춘 앱들도 등장했다. 이달 초 에스케이플래닛이 내놓은 ‘니어키즈’도 그런 앱 가운데 하나다. 어린이집·유치원과 제휴해 실시간 하원 관리, 알림장, 투약·귀가 동의요청 등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과 업무제휴를 맺어, 유아 전용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니어키즈 이용료를 내주는 결합상품도 내놨다.
음원을 저장한 펜을 책에 갖다대면 글자를 읽어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등 유아·어린이 출판시장에선 ‘스마트 러닝’이 대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세이펜, 스마트펜, 씽씽펜 등 ‘말하는 펜’의 종류만도 수십가지로, 1년에 40만개가 팔리고 있다. 최근엔 영어나 동화책 내용을 벽이나 천장에 영화처럼 보여주는 아이들 학습 전용 빔프로젝터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유아용 스마트 상품에 주목하는 건 당장 벌 돈 때문만은 아니다. 속내는 따로 있다. 콘텐츠 시장을 욕심내서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로봇은 스마트폰과 연계된 새로운 콘텐츠 영역을 찾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플래닛 관계자도 “큰 비즈니스 모델로 보기보단, 앞으로 앱 위에 교육콘텐츠나 육아정보를 얹어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구글의 국내 최다 검색어 1위는 뽀로로였다. 뽀로로를 찾도록 부모 손가락을 배후 조종한 것은 아이들이다. 정보기술업계가 ‘숨은 실세’인 유아를 위한 시장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