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살충제와 모기채 등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롯데마트가 9월1일부터 21일까지 모기 관련 용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기 살충제는 15.4%, 모기채는 4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모기 살충제는 6~8월 매출이 연간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여름 상품이다. 하지만 올해 여름 살충제 판매 실적은 부진했다. 올해 6~8월 살충제 매출은 전년 대비 5.3% 줄었고, 특히 장마가 길었던 7월에는 13.5%나 감소했다.
지난 여름 살충제 판매가 줄어든 이유는 모기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7월 충남 논산, 당진, 홍성에서 채집된 모기 개체 수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전국 모기 개체 수가 전년 대비 33%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여름 폭염과 폭우가 유난스럽게 반복된 탓이다. 폭염 때에는 물웅덩이가 말라 모기가 알을 낳을 곳이 부족하고, 폭우 때에는 모기 유충이 쓸려 내려간다.
하지만 9월 들어 서울 낮 최고 기온이 지난해보다 1.8℃ 높은 평균 26.8℃를 기록하는 등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모기들이 따듯한 실내로 몰려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체감하는 모기 개체 수는 더욱 늘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처럼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롯데마트는 살충제, 모기채 진열 면적을 평년보다 20% 가량 늘려 9월 말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이호철 롯데마트 생활용품 상품기획자는 “전형적인 여름 상품인 모기 살충제가 올해에는 가을에 잘 나가고 있다. 늦더위가 점점 길어지는 추세라서 일반적으로 8월 말에 종료하는 살충제 행사장 운영기간을 앞으로 9월까지 연장하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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