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 과음 큰폭 늘고
도수 높은 술 소비 세계 4위
‘한국은 지금 술 권하는 사회?’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탓인지 과음이나 폭음을 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음주의 사회적 비용 감축을 위한 주세율 체계의 개편방안’ 자료를 보면, 술 마실 때 한차례에 소주 1병 이상 과음하는 음주자 비중이 1999년 31.3%에서 2003년에는 40.5%로 급증했다. 맥주도 한차례에 4병 이상 마시는 음주자 비중이 같은 기간에 31.3%에서 37.5%로 늘어났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도수가 높은 술을 즐겨 국민 1인당 소주와 위스키 등 고도주 소비량은 2002년 기준 4.5ℓ로 러시아(6.5ℓ), 라트비아(5.6ℓ), 루마니아(4.7ℓ)에 이어 세계 4위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음주비율은 92년 33%에서 99년 47.6%로, 2003년에는 49%로 늘어 여성의 절반이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자 비중은 2001년 33%에서 2003년에는 55%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음주로 인한 사회적 폐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음주 단속에도 불구하고 음주 교통사고는 99년 2만3718건에서 2003년 3만1227건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는 998명에서 1113명으로 증가했다. 가정폭력의 11%, 교통사고 사망·부상의 15%는 숙취상태에서 발생했으며, 산업장 사고의 20~25%도 음주 관련 사고였다. 우리나라의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03년 기준 4조9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0.6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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