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참기름’ 진짜 맞아? 10곳 중 4곳은 가짜

소비자원, 서울 번화가 조사결과
50곳 중 21개 업소 향미유·혼합유
참기름이어도 국산참깨는 5%뿐
25%가 중국산…55%는 원산지 불명

한국소비자원이 비빔밥과 참치회, 김밥집 등 참기름을 많이 쓰는 서울시내 일반음식점 50곳을 무작위로 뽑아 사용하는 식용기름을 조사했더니, 이 가운데 42%인 21개 업소가 참기름 대신에 향미유나 참기름에 일반식용유를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21개 업소 가운데 향미유를 쓰는 곳은 18곳, 혼합유를 쓰는 곳이 3곳이었다.

향미유는 식품공전상 식용유지에 향신료와 조미료 등을 혼합한 것으로, 조리 또는 가공 때 풍미를 돋우기 위해 사용하는 기름이다. 조사 대상 음식점은 서울 강남구와 종로·서초·마포·영등포구 등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서 무작위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서울서부지검과 함께 참기름을 쓴다는 다른 20개 업소를 대상으로 참기름의 시험검사를 실시하고 표시실태에 대한 합동조사를 다시 벌였다. 그 결과 20곳 중 3곳에서 쓰는 참기름이 리놀렌산 함량이 기준치인 0.5%를 웃돌아 순수한 참기름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순수 참기름은 리놀렌산 함량이 0.5% 이하여야 하지만 3개 제품은 0.6%에서 최대 3.3%에 이르렀다.

소비자원은 제조사 가운데‘제일농산’과 ‘대구기름집’이 가짜 참기름을 제조·판매한 것을 드러났다며,‘까치농산’은 사업장 이전으로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금성유통’은 가짜 참기름을 제조하고, 식품표시 의무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기름 주원료인 참깨의 원산지 표시에 대한 조사에서는 20개 가운데 국내산이 1개 뿐이었다.‘수입산’으로만 표시된 것이 7개로 가장 많았고 ‘미표시’ 제품도 4개나 됐다. 조사대상 제품의 55%(11개)가 정확한 원산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중국산’이 5개였고,‘기타 국가’(중국+인도산, 인도산, 미얀마산)산이 3개였다.

소비자원은 현행 농산물 가공품의 원산지 표시 제도상 원산지 표시대상 원료가 배합비율이 높은 2개로 한정돼 있고, 이마저도 원산지 변경이 잦을 경우 ‘수입산’으로 단순 표시가 가능해 소비자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참기름의 건전한 유통 질서와 소비자 알권리 확보를 위해 직거래 형태 업소용 참기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원료의 원산지 표시 수를 확대하고 원산지가 자주 변경되는 경우에도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관계 부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익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