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가 최하단계인 3등급
시중에서 팔리는 달걀이 열개 중 두개 꼴로 국제기준에서 정하는 신선도 수준에 미달하는 등 품질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15일 “백화점·할인점·재래시장의 포장 계란 92개 브랜드 가운데 18개 품목이 신선도를 판단하는 국제기준인 호우지수 검사 결과 신선도 불량 판정에 해당하는 ‘소비자거부점(60점 미만)’을 받았다”고 밝혔다. 호우지수는 달걀을 깼을 때 흰자가 퍼지는 정도 등을 기계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미국에서 개발돼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비자거부점 아래의 달걀들은 소비자가 보아도 신선하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으며, 맛이 떨어지고 미생물 번식 가능성이 있다. 이런 달걀 브랜드들은 중부시장 등 3개 재래시장을 비롯해 롯데백화점(2개), 현대백화점(1개), 이마트(1개), 롯데마트(2개), 홈플러스(2개), 까르푸(1개), 하나로마트(3개) 등에서 발견됐다. 이는 소시모가 수도권 11개 구입처에서 유통기한이 가장 길게 남은 포장 달걀 2760개를 구입해 농림부 산하 축산물등급판정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다.
소시모는 “축산물등급판정소가 11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전체 품목의 67%에 해당하는 62개 브랜드가 최하격인 3등급을 받아 전반적으로 품질이 떨어졌다”면서 “판매가 불법은 아니지만 안전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소시모는 또 “고가에 팔리는 특정란, 유정란 등 ‘웰빙’ 달걀 가운데도 껍질이 깨지거나 오염된 계란이 들어 있기도 했다”며 “1억개 가운데 1% 정도만 등급이 표시돼 판매되는 유통 실정을 생각할 때 업계 자율로 돼 있는 유통기한을 좀더 단축하거나 등급표시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