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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때우는 한끼? 이젠 즐겨야죠…식품이 아니라 문화를 팝니다”

등록 2015-03-24 20:14수정 2015-03-25 11:25

지난 23일 이마트 피코크 사업을 총괄하는 김일환 담당(오른쪽)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 제품개발실에서 ‘프로슈머’들과 함께 신제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지난 23일 이마트 피코크 사업을 총괄하는 김일환 담당(오른쪽)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 제품개발실에서 ‘프로슈머’들과 함께 신제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경제와 사람] 이마트 간편가정식 담당임원 김일환씨
최근 이마트를 방문한 소비자라면 분명 ‘피코크’(PEACOCK)라는 간편가정식 브랜드가 눈에 띄었을 것이다. 바로 데워먹을 수 있는 국, 탕부터 인도식 커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음식, 콩자반과 장조림, 연근 조림, 깻잎, 무말랭이 등 밑반찬, 닭볶음탕, 갈비찜, 고등어조림 등 각종 요리를 위한 양념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제품군은 대한민국 식탁을 정복할 기세다. 이마트를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제품이 나와있다고 느낄 정도다.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의 또다른 특징은 세련된 디자인이다. 어지간한 식품 대기업들의 프리미엄급 제품보다도 포장이 고급스럽다. 덕분에 피코크 제품은 이마트뿐만 아니라 같은 그룹인 신세계백화점의 식품관과 서울 강남의 최고급 식료품점 ‘에스에스지(SSG)푸드마켓’의 진열대에도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시작해 지금까지 무려 410종의 피코크 제품을 선보이는 작업을 총괄한 이가 김일환 담당이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 10층 피코크 사업부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책상 뒤 벽에는 ‘때우는 한끼에서 즐기는 한끼로’라는 표어가 커다랗게 붙어있었다. 그는 “기존 대형마트 자체상품은 저가형으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했다. 우리는 그동한 사용해온 자체상품 브랜드를 과감히 버리고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바꿨다. 피코크만의 가치로 피코크의 팬을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피코크 사업을 총괄하는 임원답게 “워낙 먹는 걸 좋아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에 전국 곳곳의 맛집 전화번호 1000여개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마트 입사 후 20여년 동안 일하면서 국내외 출장으로 700번 넘게 비행기를 탔다. 무슨 목적으로 어느 지역을 가든 항상 그곳에서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를 우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코크는 이름난 맛집과 협력해 만든 제품도 내놓고 있는데, ‘송림 동태탕’이 나오게 된 것도 그의 개인적인 경험 덕분이다. 몇 년 전 대구에서 이마트 지점장을 하던 시절 알게된 식당 송림의 동태탕에 반해 기억해두고 있다가 피코크 담당이 돼 제품화를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원래 유통업계에서 식품 담당은 한직이었다. 패션 담당이 요직이었다. (백화점) 윗층에서 옷을 팔아야지 지하에서 식품을 팔면 뒤처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은 오히려 식품 쪽이 더 패셔너블해야 하고, 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간편가정식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하고 있지만, 쉽게 한끼를 때울 수 있는 상품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식품을 판다기보다는 트렌디한 문화를 판다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피코크는 술안주상이나 손님초대상을 차릴 수 있는 서로 어울리는 제품들을 내놓고, 패션잡지같은 느낌의 브랜드 매거진을 발행하기도 한다.

유통업체가 소비자와 더욱 가깝기 때문에 기존 식품 대기업들에 비해 시장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이마트는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애초 6명으로 시작한 간편가정식 전담팀 인원을 현재 22명까지 늘렸다. 한식, 양식, 중식 전문 셰프 3명도 영입했다. 전국 곳곳의 맛집들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도 피코크와 협력을 꾀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피코크에 공급해 제품화하려는 것이다. 특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보탬이 될뿐만 아니라 지역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북 남원시와 부안군이 각각 추어탕과 바지락죽으로 피코크 제품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김일환 담당은 “현재 410여개인 제품군을 올해 안에 7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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