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쇼핑·소비자

‘권장소비자가격’은 왜 ‘권장’일까요?

등록 2015-05-06 19:35수정 2015-05-06 20:53

궁금증 ‘톡’
대형마트 아이스크림 매장. 한겨레 자료사진
대형마트 아이스크림 매장. 한겨레 자료사진
여름철, 대형마트에서 ‘아이스크림 반값 할인’을 해도 소비자들은 원래 가격이 얼마인지 몰라 진짜로 싸게 사는 건지 도통 알 길이 없다. 지난달 29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자·라면·아이스크림 등 10개사 186개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 표시 여부를 조사해보니 81개 제품(43.5%)에만 가격이 표시돼 있었다.

권장소비자가격은 ‘권장하는’ 가격이란 뜻이다. 정찰가격에 “권장한다”는 의미를 덧붙여 놓았다. 예전엔 제품 겉봉투에 ‘권장’ 대신 ‘희망소비자가격’이라고 표시해온 적도 있다. 1970~1980년대엔 당시의 낙후한 유통환경을 감안해 일시적으로 ‘공장소비자가격’ 표시를 의무화한 적도 있다. 1990년대 초까지 과자류 겉포장지에 대부분 권장소비자가격이 붙어 있었지만, 그 뒤로는 점차 권장가격이 선명하게 찍힌 제품봉투는 보기 힘들어졌다.

사실 건국 이래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법으로 의무화해 강제한 적은 없다. 권장소비자가격표시가 공식적인 ‘제도’로 존재한 적은 없었다는 얘기다. 소비자가격 표기를 의무화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는, 어떤 상품의 시장가격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시장에서 만나 거래하는 수요-공급 논리에 의해 균형가격이 결정된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다수 상품은 생산·제조하는 업체와 유통·판매하는 업체가 별개로 존재한다. 즉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쓴다면, 시장 판매가격은 제조업체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쪽이 시장에서 결정하는 게 논리에 맞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 관계자는 “‘권장’은 판매업자가 직접 표시한 가격이 아니라는 뜻이다. 상품을 제조·가공·포장·수입하는 업자는 직접적으로 판매를 업으로 하는 자가 아니며, 그래서 이들이 붙이는 가격엔 ‘권장’이란 표현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파는 판매업자는 물품마다 판매가격을 정확히 공표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겉봉투엔 표시가 없더라도 마트에서 진열대의 상품마다 가격표시를 별도로 붙여놓은 건 이 때문이다. 판매업자 간의 가격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후생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일부 품목은 생산·제조업자가 오히려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지 못하게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산업부 쪽은 “판매자가 아닌 사업자가 의도적으로 소비자가격을 높게 표시한 뒤 마치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것처럼 오인하게 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비전·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 14개 품목, 남·녀 각종 의류 247여개 품목, 운동화 등 기타품목 14개가 이에 해당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