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계의 허니버터칩 ‘순하리’ 인기
경쟁사들도 과일향 저도주 내놓아
경쟁사들도 과일향 저도주 내놓아
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이하 순하리)가 ‘주류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자 경쟁사들도 과일 맛이 나는 달콤한 소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1990년대에 유행한 과일소주가 20년 만에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순하리는 지난 3월 말 출시 뒤 한 달여 만에 150만병이 넘게 팔렸다. 이 술은 처음엔 부산·경남 지역을 겨냥해 출시됐으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인기로 품귀현상까지 빚어지자 판매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됐다. 또 강릉공장에서만 생산하다가 군산공장까지 가세해 물량을 늘리고 있다. 롯데주류 쪽은 “앞으로 2주 안에 품귀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소주 시장 3위 업체인 무학도 지난 11일 과즙을 넣은 좋은데이 블루(블루베리)·레드(석류)·옐로우(유자) 세 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알코올 도수는 순하리보다 0.5도 낮은 13.5도다.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소주업체 금복주도 곧 과일향을 첨가한 소주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 소주에 과일향을 첨가한 저도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런 현상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99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유행한 레몬소주 등의 인기도 2000년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순하리의 대성공은 부산·경남으로 한정된 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전국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침체한 위스키 시장에서 저도주 위스키를 앞세워 유일하게 성장중인 골든블루의 본고장이 부산이다. 전국 점유율 1·2위인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제치고 순한 소주 좋은데이가 70%가량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곳도 부산이다. 이미 저도주 시장이 자리를 잡은 시장이기 때문에 순하리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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