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신관 6개층(6~11층)을 새롭게 증축해 25일 오픈했다. 이날 오전 쇼핑객들이 백화점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백화점 업계가 수년째 판매액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이 주력 매장인 강남점을 대폭 확장해 문을 열었다.
신세계그룹은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17개월에 걸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증축·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확장 오픈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신관 6개층을 증축한 강남점의 영업면적이 5만5500㎡에서 8만6500㎡로 늘어 롯데백화점 본점(7만1000㎡)을 제치고 서울 지역 최대 백화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업면적이 늘어남에 따라 입점 브랜드 수도 기존 600여개에서 1000여개로 늘었다.
새로 문을 연 신세계 강남점은 체험형 쇼핑센터 형태로 꾸민 4개의 전문관으로 기존 상품 판매 중심의 백화점과 차별화를 꾀했다. 영업면적 3300㎡으로 아시아 최대 수준인 슈즈 전문관은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부터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구두까지 한 층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동 전문관 ‘리틀신세계’는 임신에서 출산, 육아, 교육까지 아이들에 관한 모든 것을 모아놓은 국내 백화점 최대 아동 관련 매장이다. 주방용품, 가전, 가구, 침구 등 144개 브랜드가 입점한 생활전문관 ‘신세계홈’은 대중적인 상품부터 최고급 명품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편집매장(멀티숍) 형태로 꾸몄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백화점 판매액은 2013년 29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9조2020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신세계는 이번에 강남점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체험형 전문관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수준에 도달하면 가격보다 구매 과정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형 소비’를 넘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가치 중시 소비’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일본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진입한 1992년부터 가치 중시 소비가 증가했고, 인테리어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산업의 성장률이 부쩍 높아졌다고 한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단순히 상품 판매를 늘리기보다는 국내 최초로 전문관을 도입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백화점이 쇼핑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삶의 새로운 공간으로, 여유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복합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그룹은 올해 강남점 증축 오픈을 시작으로 3월 부산 센텀시티몰, 5월 서울 시내면세점, 6월 김해점, 9월 하남유니온스퀘어, 12월 대구점 오픈 등 대형 프로젝트를 계속 준비중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