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 체결 “향토기업 육성”
가정용 위력 예상…업계 긴장
가정용 위력 예상…업계 긴장
이마트가 소주시장에 진출한다.
이마트는 9일 “제주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제주소주’와 인수를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다”며 “추가 협의 및 실사 등을 거쳐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1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된 제주소주(사진)는 2014년 ‘곱들락’(20.1도)과 ‘산도롱’(18도) 소주를 출시했지만 제주도의 유명 소주 ‘한라산’의 그늘에 가려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억4000만원에 당기순손실 32억원을 기록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가 하이트진로(참이슬)와 롯데주류(처음처럼)가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소주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제주소주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지만 이마트가 주인이 되면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의 영업망이 탄탄한 식당과 주점 등 유흥채널에는 당장 별다른 영향이 없겠지만, 적극적 투자가 이뤄진다면 국내 1위 대형마트인 만큼 전체 소주 시장의 35%가량을 차지하는 가정용 채널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쪽은 “워낙 작은 업체라서 당장 이마트 전국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할 만한 생산 규모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기존 소주시장을 흔들기보다는 제주소주를 경쟁력 있는 향토기업으로 키우고, 이마트가 진출해 있거나 제휴를 맺은 대형 유통채널이 있는 중국, 베트남, 몽골, 일본, 미국 등에 대한 수출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는 제주도에 3개 점포를 두고 있고, 제주지역 농·축·수산물 유통을 활발하게 진행해온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제주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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