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설 선물세트. 롯데백화점 제공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본격적인 설 선물세트 판매 경쟁에 들어갔다. 올해 설 선물세트 대세는 5만원 이하 저렴한 상품들이다. 한우와 굴비 등 고가 식품 중심이었던 백화점들도 올해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대폭 늘렸다. 롯데백화점의 설 선물 사전예약판매 행사에서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은 70%에 달해 전체 매출 신장률의 갑절이나 됐다. 불황에 부정청탁금지법 영향까지 겹친 탓이다. 롯데백화점은 5만원 이하 상품도 무료배송에 나서면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오픈마켓은 1만~2만원대 선물이 초강세다. 주요 백화점들은 경기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설 선물세트의 매출이 떨어져 할인행사에 들어갔으니 실속 구매를 위해서는 할인 정보도 잊지 않고 챙기는 게 좋다.
■ 1인가구 겨냥 소포장 세트 풍년 1인가구가 증가하는 등 식구 수가 줄고 있는 데다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소포장 선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요 백화점들은 기존보다 중량을 낮춘 소포장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였다. 3~4㎏ 기준이었던 정육류를 1㎏ 정도로 낮추고 10마리 기준이었던 굴비 한 세트를 5마리로 줄이는 식으로 보통 10만원 넘던 품목들도 다이어트를 했다. 수입산도 부쩍 늘었다. 미국산 소갈비,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 세트가 한우의 자리를 넘보면서 사과와 배 등 국산 과일뿐 아니라 자몽과 스위티 같은 수입 과일 세트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2인용 전기밥솥과 미니 오븐 등 1인가구를 겨냥한 소형 가전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 죽 세트를 비롯해 가정간편식 설 선물세트의 등장도 이전과 달라진 추세다.
■ 혼합형 인기에 직접 골라 담는 DIY 선물도 올 선물세트의 다른 특징으로는 혼합형이 많다. 사과와 배를 섞는 고전적 혼합 세트뿐 아니라 쇠고기와 돼지고기, 국산 과일과 수입 과일을 나란히 담은 선물도 나왔다. 이뿐만 아니라 과일과 견과류, 더덕과 육류, 아보카도와 식초, 오일 등을 혼합하는 등 개성 있는 조합의 선물이 부쩍 늘었다. 디아이와이(DIY) 식으로 직접 한 상자에 들어갈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에이케이(AK) 백화점은 청과, 수산, 축산, 와인 등 4가지 상품군에서 가격대별로 2~4팩을 골라 신청하면 선물상자에 무료 포장해준다. 롯데마트에서도 와인을 한 병이나 두 병 고르면 매장에서 선물세트로 제작해준다. 아모레퍼시픽의 차 브랜드 오설록도 다양한 차 종류 중에 골라서 포장할 수 있는 ‘내 마음대로 만드는 선물세트’를 내놨다. 같은 값이면 좀 더 공들여 골랐다는 느낌까지 전달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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