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배추, 계란 등 신선식품에 이어 가공식품 값과 외식비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동원에프앤비(F&B)는 다음달 1일부터 버터 가격을 15%가량 올릴 예정이며 유통업체들과 구체적 인상 폭을 조율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대표 제품인 소와나무 모닝버터(453g)가 7980원에서 90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동원에프앤비는 원재료를 수입하는 뉴질랜드와 미국 등에서 우유와 버터 제작에 필요한 생크림 수급 부족으로 최근 6개월 동안 버터 값이 25%나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우유는 무가염 버터 제품 2종 가격을 7~8% 인상했다. 동원에프앤비는 이달 31일부터 참치캔 가격도 5.1% 올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최근 계란과 식용유 값이 오르면서 이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마요네즈 값도 들썩이고 있다. 롯데푸드는 업소용 마요네즈 값을 이미 10% 올렸으며,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오뚜기 등 다른 식품 업체들도 업소용 마요네즈 값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주요 대두 수출국인 남미의 작황 부진으로 업소용 식용유(대두유) 가격이 공급 업체별로 7~8%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다. 가격 인상 저항이 큰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에 앞서 업소용 제품 인상에 나서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식당을 하는 최아무개(52)씨는 “계란값과 채소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반찬 수를 줄여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식용유 같은 양념값까지 뛰니 갈수록 수지 맞추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외식비도 오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26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8개, 아침 메뉴 4개, 디저트 2개 등 24개 제품 가격이 오른다. ‘슈슈버거'가 4천원에서 4400원으로 10% 오르고 소프트아이스크림은 500원에서 600원으로 20% 인상됐다. 지난해 2월 인상 이후 11개월 만으로, 맥도날드 쪽은 최저임금과 임대료 상승 등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맥도날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뒤 롯데리아와 버거킹이 각각 1개월, 6개월 뒤 가격 인상에 나서 이 업체들의 추가 인상도 전망된다.
한편 1월 초까지 이어지던 계란값 상승세는 수입 판매가 시작된 지난주부터 완만한 하락세로 들어섰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전국적 확산으로 11월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계란값은 1월16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소매가 평균 9518원(30개, 특란)까지 올랐다가 다음날부터 내리기 시작해 25일 8000원대로 내려왔다. 26일에는 8898원을 기록했다. 1만1000~1만2000원 하던 전통시장 소매점 가격도 9000원대로 내려앉았다. 미국산 ‘하얀 계란’을 수입해 한판 8490원에 판 롯데마트는 “국내 계란 가격이 안정세로 들어서며 수급 사정도 좋아져서 수입 계란 추가 판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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