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산지 가격이 1년 전보다 60% 가까이 급등했다. 소매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0일 한국육계협회 말을 종합하면, 지난 6일 기준으로 ㎏당 육계생계(소) 시세가 269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9.2% 급등했다. 육계생계는 도축 전 닭을 의미하는데, 1년 새 산지 시세가 1천원이나 오른 것이다. 육계협회는 요즘 시세가 역대 최고점이던 2011년 3월(㎏당 2680원)보다 높고, 1987년 협회가 설립된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하는 ㎏당 닭고기(중품) 소매가는 9일 평균 5710원으로 한달 새 7.5%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9% 상승했다. 6990원에 판매하는 소매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닭고기 값 상승은 지난 연말부터 예견됐다. 지난해 11월 중순 발생한 에이아이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1500여개 육계 농가 가운데 절반 정도가 새로 병아리 입식을 하지 못했다. 병아리 입식은 번식용 양계장에서 부화한 병아리를 들여와 기르는 것을 말한다. 육계 농가는 병아리를 약 한 달간 사육한 뒤 도축한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육계 공급이 회복되려면 최소 반년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체 비비큐(BBQ)치킨은 20일부터 대표 메뉴 ‘황금올리브치킨’ 값을 마리당 1만6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12.5% 올리고 다른 메뉴도 9~10% 인상한다고 밝혔다. 1위 업체가 8년 만에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업체들도 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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