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마다 올들어 최근 석달 새 일제히 국내선 전 노선의 기본운임(공시운임)을 5~11% 올려 제주노선 요금이 대형항공사의 최대 96%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선 저비용항공 주말·성수기 탑승률은 93~95%에 이른다.
올들어, 국내선을 운항하지 않는 에어서울을 뺀 저비용항공 5개사 모두 운임을 일제히 올렸다. 진에어가 지난 1월 저비용항공 5개사 중 가장 먼저 국내선 전 노선의 운임을 5% 인상하자 한달 뒤인 2월 말 티웨이항공이 5∼11%가량 올렸고, 뒤따라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도 지난달 말 각각 최대 10.6%, 최대 6.7%의 운임 인상에 동참했다. 이어 제주항공까지 지난달 30일부로 운임을 최대 11% 올렸다. 저비용항공사 쪽은 “저비용항공마다 2012년 이후 5년간 기본운임을 동결해왔는데 최근의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이번에 불가피하게 반영한 것”이라며 “주말·성수기 할증운임만 보면, 기본운임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전체의 11%에 불과하고 고객 대부분 특가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 항공권을 구매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의 뒤를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18일부터 국내 제주노선 항공운임을 평균 5% 인상하는 등 항공운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자료: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부
7일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저비용항공사의 현재 항공요금은 2010년 요금과 대비해 20% 안팎 올랐다. 이 기간(2010년1월~2017년3월)의 소비자물가상승률(14.2%)보다 높다. 제주항공의 경우 이 기간 평균인상률은 주중 19.9%, 주말 22.8%, 성수기 24.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저비용항공 운임이 대형항공사 운임의 최대 96.4%에 이를 정도로 점점 근접하고 있다. 제주~부산 노선을 보면 대한항공 요금에 견준 저비용 5개사 항공요금은 성수기 93.9~96.4%, 주말 90.3~95.9%, 주중 84.2~93.8%에 이른다. 김포~제주 간 노선의 성수기 요금도 대한항공 대비 88.8~91.5%다.
국내선 저비용항공의 여객 탑승률도 크게 늘었다. 2010년 81.2%에서 지난해 91.2%로 10%포인트 증가했다. 제주 노선의 경우 지난해 저비용항공 탑승률(92.2%)은 대한항공·아시아나를 포함한 전체 항공사 탑승률(89%)보다 높다. 저비용항공사의 주말·성수기 제주노선 탑승률은 각각 93.0%, 95.4%에 이른다. 위성곤 의원은 “저비용항공 요금이 대형항공사의 96%에 이르는 등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어 ‘말뿐인’ 저비용항공“이라며 “올들어 저비용항공마다 주말·성수기 위주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을 인상하고 있어 요금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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