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과 경쟁 심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타격이 심각하다던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본사 매출이 지난해 최대 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사이 본사들은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교촌치킨, 비비큐(BBQ)치킨, 비에이치씨(BHC)치킨 등 ‘빅3’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교촌치킨(회사명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2911억 원으로, 전년(2575억 원)에 견줘 13% 늘어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비비큐에 밀려 업계 3위로 고전하던 비에이치씨 치킨의 지난해 매출은 2326억원으로 1년 사이 26%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225개의 가맹점을 추가한 비에이치씨는 창사 이래 첫 2천억 원대에 진입하며 비비큐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비비큐 역시 매출이 21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빅3’ 외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도 전반적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굽네치킨은 새로 출시한 ‘굽네 볼케이노’가 인기를 끌며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급증한 1469억원을 보였다. 이밖에 멕시카나(507억원→521억원), 페리카나(397억원→438억원), 처갓집양념치킨(434억원→485억원) 등의 매출도 증가했다.
매출을 늘린 본사와 달리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상황은 심각하다. 2015년 한해 문을 닫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793개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1분기 외식업의 향후 3~6개월간의 성장 및 위축 정도를 나타낸 미래경기지수를 보면 치킨집의 경기 전망이 외식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가맹점주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본사는 실적 늘리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치킨 브랜드마다 신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고 ‘배달앱’ 등을 통한 주문량 급증 영향으로 치킨 시장 자체가 커졌다”며 “시장이 포화 상태인 것은 맞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의 창업 1순위가 치킨집이기 때문에 가맹 본사들의 매출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home01.html/◎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