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의점 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인구당 점포수가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편의점 업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상위 6개사 기준)는 3만4376개로, 우리나라 인구가 약 5125만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인구 1491명당 1곳 꼴로 편의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인구 2226명당 1곳의 편의점이 있는 일본보다 인구 대비 점포수가 약 1.5배 많은 수치다. 지난 3월 말 기준 일본의 편의점 수는 약 5만6160개이고, 인구는 1억2500여만명이다.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1호점을 내면서 도입된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와 급속한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늘었다. 편의점의 성장은 올해도 이어지는 추세다.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옛 위드미) 등 이른바 ‘빅5’ 편의점은 올해 1∼7월 3088곳이 신규 출점했다. 7월 말 현재 점포 수는 씨유가 1만1949개로 가장 많고, GS25 1만1911개, 세븐일레븐 8944개, 미니스톱 2401개, 이마트24 2247개 등이다.
하지만 편의점 점포 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점포당 매출 감소와 영업환경 악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1.7% 감소한 531억원에 그쳤다. 전국 곳곳에 편의점이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여서 기존 점포 인근에 경쟁업체가 문을 여는 이른바 ‘근접 출점’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부산 송도 지역에서는 이미 GS25 편의점이 2층에 입점한 건물 1층에 세븐일레븐이 새로 문을 열려다 상도덕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본사가 폐점을 결정한 사건도 발생했다.
주요 편의점의 신규 출점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에 개인 슈퍼가 여전히 6만∼7만개에 이르는 상황에서 편의점으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점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아직 점포당 매출이 일본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 확산 등의 추세를 감안할 때 편의점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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