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때문에 매출 하락” 문구점의 비명

전국 459개 문구점 10곳 중 9곳
“학용품·생활용품 매출감소 영향”
문구인들 공동대응 단체 발족
“다이소, 물품·평수 제한을”

다이소 매장. 이정연 기자

생활용품 유통브랜드 ‘다이소’의 영향으로 전국 문구점 10곳 가운데 9곳 이상이 매출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문구 관련 단체들은 다이소로 인한 피해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 자료를 보면,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등 국내 문구 관련 단체 3곳에서 전국 459개 문구점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이소 영업점 확장과 문구업 운영실태 현황’ 조사 결과 다이소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한 문구점은 92.8%에 달했다. ‘매우 하락했다’가 48.1%로 가장 많았고, ‘운영 위기 수준’이라는 답도 8.1%였다. ‘전혀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매출이 하락한 주요 상품군(복수응답)은 학용품(52.9%), 생활용품(29.6%) 등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46.6%의 업체는 다이소 입점 후 매출 하락 때문에 매장을 계속 운영할지 고민이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 문구점의 77.8%는 다이소가 앞으로 생활용품 전문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한국문구인연합회·한국문구인유통협동조합 등 문구 생산과 유통 관련 단체들은 이날 한국문구인 미래혁신위원회를 발족했다. 또 다이소에서 문구 판매를 제한하고, 점포 평수 등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문구업계는 다이소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1조3055억원에 달하는 등 기업형 슈퍼마켓인 지에스(GS)슈퍼마켓(1조4244억원)과 맞먹는다. 하지만 다이소는 유통산업발전법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점포를 낼 수 있다.

김소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