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통신사로부터 1년에 10만 포인트를 지급받지만, 모두 사용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올해도 9개월이 흘렀지만 사용액은 1만6900 포인트(16.9%)에 불과하다. 포인트 제휴브랜드도 많지 않은데, 생활 패턴 등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더 적어서다. 또 상품 금액의 아주 일부만 포인트로 계산할 수 있어 불편하다. 김씨는 주로 영화관이나 편의점, 제과점에서 포인트를 이용한다. 하지만 상품 가격이 소액이라, 포인트 혜택도 적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통신사로부터 받은 포인트를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용하는데 불편이 많아서인데, 통신비 결제 등이 가능하도록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SKT, KT, LGU+ 등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 2년 이상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증빙 서류로 포인트 사용량이 확인되는 142명의 실태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통신사로부터 1인당 평균 8만1452 포인트를 받았는데 실제 사용률은 40.7%(3만3155 포인트)에 그쳤다. 나머지 59.3%(48,297 포인트)는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 포인트는 멤버십 등급에 따라 1년에 4만~12만 포인트를 제공받는다. 포인트로 통신사의 제휴가맹점 등에서 상품이나 서비스 구입대금의 일부를 결제할 수 있다. 포인트의 유효기간은 1년이다.
소비자들은 사용 제한 등으로 포인트를 제대로 쓸 수 없다고 호소한다. 포인트는 상품·서비스 구입대금의 5~20% 등 일정 비율만 사용할 수 있고, 사용처별로 1일 또는 1주 사용횟수는 1~2회로 제한됐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편의점, 제과점, 영화관에서 포인트를 쓰고 있었는데, 상품 가격이 소액이어서 보유한 포인트가 많아도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소비자들 불만 사항으로는 ‘상품 대금 중 포인트 결제 비율이 낮다’가 36.6%로 가장 많았고,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 22.2%, ‘연말에 잔여 포인트가 소멸된다’ 20.5% 등이 뒤를 따랐다. 개선사항으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52.3%)이 ‘포인트를 이용한 통신비 결제’를 요구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멤버십 포인트를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통신요금 등 가계 생활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포인트로 음성통화 결제, 데이터 구입 등 사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