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 브랜드 씨유(CU)가 이란 기업과 손잡고 수도 테헤란에 1호 점포를 냈다. 사진 씨유 제공
국내 편의점 브랜드 씨유(CU)가 이란에 점포를 내며 업계 최초로 국외 시장에 진출했다.
비지에프(BGF)리테일은 21일 이란 테헤란에 250㎡(75평) 규모의 국외 1호 매장 써데기에(Sadeghiye)점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7월 이란의 엔텍합 투자그룹 내 계열사인 이데 엔텍합과 계약을 맺어 이란 시장 진출 채비에 들어갔었다. 이로써 씨유는 편의점 브랜드 사용료를 주던 쪽에서 받는 쪽으로 바뀌게 됐다. 씨유는 1990년부터 일본 ‘훼미리마트’와 계약해 브랜드 사용료를 내다가 5년 전인 2012년 ‘씨유’라는 이름을 달고 독립했다.
씨유의 국외 시장 진출은 홍석조 회장의 첫째 아들인 홍정국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사장은 “이란은 아시아와 중동, 유럽 대륙을 잇는 거점이자 인구 8천만명의 중동 최대 시장이다”며 “성공적으로 이란 시장에 안착한 뒤 신흥 시장 등 국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지에프리테일과 엔텍합그룹은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테헤란 내 주요 상권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고, 12월에는 현지에서 대규모 개점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란에서 ‘편의점’이라는 유통업은 생소한 상황이다. 비지에프리테일은 “이란 소비자들의 주된 활동 시간이 늦은 저녁부터 심야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독보적인 유통 채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유는 이를 위해 이란 문화에 맞춘 매장 구성을 선보였다. 써데기에점은 일반 매장과 패스트푸드 카페가 결합한 형식으로, 주류 판매가 금지된 이란 상황에 맞춰 즉석조리 식품 판매대를 강화했다고 씨유는 밝혔다.
현지 브랜드 이름도 이란의 특수 상황에 맞췄다. 브랜드의 전체 이름은 ‘나의 선택 씨유’라는 뜻의 ‘엔텍합애만씨유’이다. 이란은 간판 등에 영문을 단독으로 표기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에 따라 파트너사인 ‘엔텍합’(선택)과 ‘만’(나의)를 더해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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