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동대문점에 문을 연 풋살파크 11호점. 홈플러스는 올해 안으로 풋살파크를 20호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제공
유통업체들이 옥상 등 최상층부 콘텐츠 차별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온라인과 차별화된 ‘경험’이 오프라인 유통업체 경쟁력의 하나로 떠오르면서 할인행사 등으로 주로 쓰이던 최상층부가 탈바꿈하고 있다. 문화·스포츠 콘텐츠나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홈플러스 동대문점은 1월 초 옥상 부지에 스포츠마케팅 전문회사인 에이치엠(HM)스포츠와 손잡고 풋살 경기장 ‘풋살파크’ 11호점을 열었다. 연말까지 풋살파크를 2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를 유치해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홈플러스 서수원점은 주변 주거시설 입주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풋살파크를 연 뒤 방문객이 8%가량 늘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풋살파크를 설치하면서 대관료가 있어 부가 수익까지 누릴 수 있다. 올해 계획 중인 국내 최대 규모 아마추어 풋살 리그를 풋살파크에서 실시하면 연간 선수만 50만명 가까이 추가로 방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가족이나 풋살팀 스태프까지 더하면 100만명이 넘는 고객이 더 오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를 옥상 마케팅 타깃으로 삼은 곳도 있다. 에이케이(AK)플라자 평택점은 옥상 공간에 529㎡ 규모의 어린이 놀이시설 ‘닥터 밸런스’를 마련했다. 개장 전부터 지역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월 초 정식 개장 전까지 진행한 할인 연간 회원권 판매액이 1억원어치(1300여명분)에 달했다. 에이케이플라자는 평택시 인구가 산업단지 입주와 주한미군 이전 등으로 해마다 1만명 이상씩 늘어나고, 평택 시민 절반 이상인 56%가 30~40대 부부와 자녀인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에이케이플라자 평택점의 스포츠 키즈 부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3%나 증가했다.
에이케이(AK)플라자는 30~40대 부부와 어린이 자녀로 구성된 가족 단위 소비자의 신규 유입이 많은 평택점 옥상에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인 닥터밸런스를 열었다. 에이케이플라자
유통업체의 옥상 시설의 변화는 ‘샤워 효과’를 기대하면서 더욱 활발해진 경향이 있다. 샤워 효과는 백화점이나 유통시설의 최상층부에 소비자 유입이 많은 행사 등을 유치하고, 이 소비자들이 내려오면서 부가적인 소비를 하도록 유인해 매출 증대를 꾀하는 것을 일컫는다. 백화점의 파격 할인 행사가 건물 꼭대기 층에서 주로 열리는 이유다. 한발 더 나아가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오지 않으면 안 될 이유’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최상층부 소비자 유인 행사가 할인전에 머무는 경우가 많지만, 가격 경쟁은 온라인 유통업체가 있어 점점 효과적인 유인책이 되기 어렵다”며 “가격 외에 차별화한 경험과 체험이 없으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이제 ‘안 찾는다’고 봐도 된다.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체가 옥상이나 최상층부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체기를 맞은 백화점들도 꼭대기 층에 소비자 유입을 위한 공간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9~10층에 5300㎡ 규모의 초대형 리빙관을 꾸몄다. 기존 리빙관보다 2배가량 넓혔다. 아이티(IT) 제품 체험형 편집 매장, 조리해볼 수 있는 소형 주방가전 체험 매장 등 다양한 이색 공간을 곳곳에 마련해 가족 단위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가족 단위 고객은 리빙 제품만 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류 상품 구매 등 연계 효과가 크다. 리빙 상품의 연계 구매율(특정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다른 상품군을 구매한 비율)은 식품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54%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리빙관의 커피용품 전시·판매점이자 라운지 카페인 페르비타. 현대백화점 제공
10~20대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기 위해 옥상을 활용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미니백화점 ‘엘큐브’는 젊은 소비자가 많이 찾는 홍대점과 가로수길점의 옥상을 개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사온 맥주를 즐기거나 작은 규모의 파티도 열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엘큐브 홍대의 방문 고객 가운데 30%는 옥상정원 방문 고객”이라며 “날씨가 좋을 때는 이 비율이 50% 이상까지 올라가, 옥상공원을 통한 방문객 수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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