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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도 근무시간 줄여…유통가 ‘주 52시간 바람’

등록 2018-06-28 11:41

1일부터 점포 직원들 한시간 일찍 퇴근
롯데·신세계·현대 모두 근로시간 단축
유통계 추가고용·집중근로·유연근무제 도입 활발
일부 직원은 “일 많은데 퇴근하라니” 불만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제공
주당 52시간 이상 노동을 금지한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관망 중이던 현대백화점이 점포 직원의 근무 시간을 1시간 줄이기로 했다. 보수적 근무 환경이란 평가를 받아온 현대백화점의 결정을 두고 “주 52시간 여파가 쓰나미처럼 몰아친다”는 말이 유통가에서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내달 1일부터,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 직원의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긴다”고 28일 밝혔다. 회사는 “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부응하기 위한 조처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근로시간 단축 적용을 받는 점포는 전국 19곳(백화점 15곳·아울렛 4곳)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은 기존엔 오전 10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퇴근했지만, 앞으론 저녁 7시에 퇴근하게 된다. 하루 근무시간이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어든 것이다.

직원의 근무시간이 줄어들지만, 영업시간(오전 10시30분~저녁 8시)은 변동이 없다. 백화점 쪽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단축할 경우 협력사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처”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퇴근하고 난 뒤 1시간은 담당 팀장과 직원 10여명이 돌아가면서 교대 근무를 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30분 단축 근무를 일부 점포에서 시험적으로 해왔다. 직원의 만족도도 높고, 점포 운영에 큰 차질이 없어 이번에 아예 30분을 더 추가해 공식화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이번 조처로 백화점을 소유한 대형 유통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모두 주 52시간 제도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마트·백화점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해오고 있었다. 현대백화점은 끝까지 관망 중이었는데 제도 시행 직전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유통계에서도 보수적인 근무환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몰아치는 근무시간 단축 여론에 더이상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제도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속속 제도 취지에 부응하는 조처를 내놓고 있다. 이날 롯데그룹도 식품 4개 계열사(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주류, 롯데푸드)의 생산직 노동자 200여명을 순차적으로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주 52시간 제도 시행 뒤 성수기인 여름철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으로 연결된 사례다.

이 밖에도 지에스(GS)홈쇼핑은 집중 근무시간을 지정해 해당 시간에 불필요한 미팅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정시 퇴근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씨제이(CJ), 대상, 풀무원, 스타벅스 등은 퇴근시간에 피시가 자동으로 꺼지는 피시(PC)오프제를 운영 중이다.

외국계 회사는 좀 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이날 영국계 화장품 브랜드인 러쉬코리아는 “주 40시간 범위 안에서 출퇴근 시간을 직원 스스로 결정하는 유연 근무제 ‘러코 타임’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은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루 아침에 장시간 노동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는 푸념도 나온다, 한 피시 오프제 도입 기업 직원은 “피시가 꺼지기 15분 전에 알람이 나오는데 그 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해 오히려 일이 더 안된다. 일이 줄어드는 상황이 아닌데 근무시간을 어떻게 줄이겠느냐”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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