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도 연휴는 이어진다. 차례와 성묘, 귀성·귀경 등을 치르느라 고생한 가족을 위해 작은 선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향 다녀와 피곤하다고 소파에 널브러져 있다면 가족의 눈총은 한층 더 따가워질 게 뻔하다.
마땅한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다면, 추석과 바캉스를 합친 ‘추캉스’를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맛있는 음식도 먹는 등 여유로운 하루를 호텔에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적어도 하루 정도는 가족들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켜주는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이미 다 예약이 끝난 거 아니냐고? 호텔업계 쪽은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귀띔한다. “지난 여름 호캉스를 일찍 즐긴 고객들이 많아 의외로 예약이 물밀 듯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게 업계 얘기다. 그러니 일단 전화부터 해보란다.
지난 여름 폭염에 호캉스(호텔+바캉스)라는 말이 생길만큼 특수를 누린 호텔 업계는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치열한 호캉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고급 호텔 가운데 하나인 강원 강릉의 씨마크 호텔은 가을 바다 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즐기는 ‘무비 인 더 문라이트’로 고객을 유혹한다. 주민과 투숙객을 위한 일종의 무료 영화 상영회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영화를 선별했다. 영화는 22~24일 오후 8시부터 호텔 안 야외 공연장 ‘아레나’에서 상영된다. 투숙을 하지 않더라도 들러서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씨마크 호텔의 숙박 패키지 가격은 41만9000원(이하 부가세와 봉사료 별도)부터 시작한다.
미식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상품도 내놨다.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로 알려진 최현석·오세득 셰프와 협업한 ‘최현석·오세득 퀴진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경포대 바다와 경포 호수를 동시에 볼 수있는 스위트룸에서 1박을 하고, 서울 청담동에 있는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이나 오세득 셰프의 ‘레스토랑 오세득’에서 식사(2인)를 즐기는 코스다. 점심 66만원부터, 저녁 73만원부터다. 비싸다고 볼 수 있으나 씨마크 호텔 코너 스위트 1박이 80만원대고, 고급 레스토랑 식사가 한 사람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큰 맘을 먹을 만도 하다. 10월 한달 동안 10개만 판매하는 한정 상품이다. (문의 033-650-7000)
서울 도심속 상품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더 플라자 호텔은 연휴 기간 한가로운 서울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휴식을 즐기길 원하는 ‘가심비’ 소비 고객을 위한 ‘추석 포춘 컬렉션 패키지’를 선보인다. 합리적 가격으로 명절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한 패키지는 편안한 휴식과 함께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스페셜 기프트와 스파 할인권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21일~10월 3일 판매하며 가격은 18만원부터다. (문의 02-310-7710)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추석 회동 패키지. 웨스틴조선호텔 제공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복고 열풍을 접목한 ‘추석회동 패키지’를 21~25일 판매한다. 이 기간 호텔 내 2층 연회장은 슬램덩크, 드래곤볼, 원피스 등 다양한 만화책을 즐길 수 있는 ‘조선 만화방’과 스트리트파이터·보글보글 등이 내장된 추억의 비디오 게임과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조선 재미방’으로 꾸며진다. 1940~1950년대 칵테일과 솜사탕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조선 살롱’, 오므라이스·가츠샌드 등을 맛볼 수 있는 ‘조선 경양 식당’도 운영한다. 가격은 24만원부터 시작한다. (문의 02-317-0404)
제주도 여행을 계획한다면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가 30일까지 선보이는 ‘스태리 나이트 패키지’가 주목할 만하다. 커플이 이용하기 좋은 이번 패키지에는 호텔 수페리어 객실 1박과 조식 뷔페 2인, 바다를 바라보며 늦은 저녁까지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실내외 온수풀 이용이 포함된다. 명절 피로를 풀어줄 사우나와 커피 및 쿠키 세트도 이용할 수 있다. 3박을 할 때에는 스위트 객실로 업그레이드해준다. 가격은 23만9000원부터.(문의 064-730-1200)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더 스파’. 그랜드 하얏트 서울 제공
켄싱턴 제주 호텔은 10월9일까지 ‘골든 홀리데이 패키지’를 마련했다. 디럭스 룸에서 편안한 휴식과 함께 뷔페 레스토랑 ‘라올레’, 한식당 ‘돌미롱’, 루프탑 레스토랑 ‘하늘오름’, 풀사이드 카페 ‘케니 라운지’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디너를 즐길 수 있다. 선착순 50객실 한정으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달팡의 하이드라스킨 한정판 세트도 제공한다. 가격은 33만원부터.(문의 1855-0202)
자고 오는 게 여의치 않다면, 수고한 아내를 위한 스파 프로그램도 추천할 만하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더 스파’는 명절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토스카나의 허브’ 스파 프로그램을 다음달 31일까지 진행된다. 토스카나의 허브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농장에서 자란 허브와 꽃의 천연 추출물이 담긴 유기농 오일을 이용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바디 마사지다. 60분과 90분 가운데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선택한 시간과 요일에 따라 세금 포함 15만원부터 시작한다. 주중 방문 고객에겐 1인 15분, 2인 이상의 경우 30분 시간을 연장해준다. (문의 02-799-8808)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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