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강남구 마켓오 도곡점에서 열린 오리온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허인철 부회장이 오리온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오리온 제공
제과업체 오리온이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생수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물론 화장품업체까지 사업 다각화 ‘1순위’로 생수를 택하고 있다.
오리온은 26일 서울 강남구 마켓오 도곡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다음달 1일 출시될 미네랄 워터 ‘오리온 제주용암수’(530㎖, 2ℓ 2종)를 소개했다. 2016년 제주용암수 지분을 인수한 뒤 생산공장 건설을 거쳐 3년 만에 내놓은 제품이다.
오리온은 무기질이 풍부한 물로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무암에 여과된 원수를 활용해 칼슘(62㎖/ℓ), 칼륨(22㎖/ℓ), 마그네슘(9㎖/ℓ) 등 무기질이 시판 제품보다 2~13배 많다고 했다. 자체 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과 가정배달 방식으로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1천원(530㎖, 편의점 기준)으로 제주 삼다수보다 50원 비싸다.
국내 생수 시장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소매점 기준)는 지난해 8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1인 가구 비중이 도드라지는데,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 조사’를 보면 생수 구매가 ‘매우 증가했다’는 답변은 1인 가구(5.6%)에서 가장 높았다.
이처럼 ‘고속성장’하는 생수 시장에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제과업체와 유통업체가 잇달아 올라타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 고객층인 어린이 숫자가 줄어들자 제과업체가 고객층을 넓힐 여러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엘지(LG)생활건강도 주력사업 의존도 감소 및 생활용품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생수를 출시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소비자의 매장 방문을 유인하는 효과를 노린다.
다만 3백여개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상당수는 수원지가 비슷한데도 유통비용 등을 이유로 가격이 2~3배까지 차이 난다. 오리온이 강조하는 ‘프리미엄(고급) 생수’ 시장 규모도 아직 작다. ‘피지워터’와 ‘에비앙’ 등의 수원지인 프랑스 수입액은 지난해 853만달러(약 100억원)로, 전체 시장의 1.2% 수준이다. 오리온은 내년 생수 시장 규모가 252억달러(2017년 195억달러)로 전망되는 중국을 필두로 베트남, 러시아 중심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틈새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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