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한정판 운동화를 수집해 되파는 재테크 열풍이 퍼지고 있다. 백화점도 한정판 운동화 행사를 기획하며 20~30대 붙잡기에 나섰다.
17일 롯데백화점은 ‘스니커테크’족을 겨냥해 한정판 스니커즈 기획전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는 한정판 운동화를 되팔아 수익을 거두는 것을 말한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 이어 국외 명품 브랜드까지 잇달아 운동화 시장에 뛰어들면서, 희소성 있는 제품을 수집한 뒤 몇곱절 가격으로 되파는 현상이 번지고 있다. 이같은 ‘리셀(re-sell)’ 시장은 과거 국외 명품 위주로 형성됐지만, 활동성과 실용성 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합류하면서 운동화로 저변이 확대되는 추세다.
운동화는 국내외 경매시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블루’는 운동화 경매 플랫폼인 ‘엑스엑스블루’를 선보여 한달 만에 회원 1만명을 모았다. 지난 7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도 1972년 12켤레 한정 제작된 나이키 운동화가 등장해 경매 예상 낙찰가인 16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43만7500달러(약 5억946만원)에 낙찰됐다. 미국 투자은행 코언앤드컴퍼니는 스니커테크 시장이 2025년 6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도 운동화 재테크 수요를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 활용도가 낮은 20~30대 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10일 ‘오프화이트X나이키’의 ‘척테일러 70 스니커즈’를 3시간 만에 모두 판매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JW앤더슨X컨버스’의 ‘런스타하이크’ 스니커즈 8시간 만에 1천족가량 팔았다. 또 12월 한달간 고가 온라인몰인 롯데프리미엄몰을 통해 ‘아쉬(ASH)’의 크러쉬 비스 한국한정판 스니커즈(37만7천원), ‘휴고보스X마이센’의 트레이너 한정판(53만원)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유다영 스포츠 치프바이어는 “다양한 한정판 제품의 유치를 통해 밀레니얼 고객을 집객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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