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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2025년까지 일회용컵 없앤다는 스타벅스, 굿즈는요?

등록 2021-04-06 15:57수정 2021-04-06 17:58

[더 친절한 기자들]
종이빨대에 이은 친환경 행보 박차
한정판 굿즈는 한달에 8건 이상 출시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2025년까지 전국 매장의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대체한다. (위 사진은 연출사진으로, 실제 디자인과 다를 수 있음)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2025년까지 전국 매장의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대체한다. (위 사진은 연출사진으로, 실제 디자인과 다를 수 있음)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 매장에 마지막으로 남을 ‘플라스틱’은 뭐가 될까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6일 “올해 하반기부터 다회용컵 이용을 시범 도입한뒤,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일회용컵을 ‘제로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날 스타벅스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중장기 전략’ 중 핵심 내용입니다. 매장에선 다회용컵 이용에 대한 보증금을 받고, 고객은 추후 매장의 무인 반납기 등을 통해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스타벅스는 2018년 종이빨대를 가장 먼저 도입한 커피전문점입니다. 국내 여러 커피전문점에 종이빨대를 안착시킨 공로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얘기죠. 그런 점에서 스타벅스의 ‘일회용컵 퇴출’을 위한 도전이 더욱 주목됩니다.

스타벅스는 이번에 “귀리우유와 대체육 등 ‘식물 기반 상품’ 도입에 속도를 낸다”고도 밝혔습니다. ‘포장재’를 뛰어넘어 소비자 입에 들어가는 ‘식품’에도 환경을 고민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벅스 쪽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지역과의 상생이 가능한 국산 재료 기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23일 출시된 스타벅스 50주년 엠디 상품. 스타벅스 제공
지난 3월23일 출시된 스타벅스 50주년 엠디 상품. 스타벅스 제공
박수받을 만한 발표지만 아쉬움은 남습니다. 이른바 ‘굿즈’로 불리는 엠디(MD·특별기획) 상품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기 때문이죠. 엠디 상품은 계절이나 기념일마다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머그잔·텀블러·식기·가방 등을 가리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머그잔과 텀블러는 여러번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합니다만, 여러번 쓸 수 있다고 해서 ‘친환경 제품’이라고는 보기 어렵죠. 외려 스타벅스는 충성 고객들의 수집 욕구를 노려 공격적으로 한정판 상품을 내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3월 한달간 출시된 상품들만 살펴봤습니다. △3월1일 삼일절 MD △3월3일 화이트데이 MD △3월5일 러블리 하트젤리 오로라 클러치 △3월5일 러블리 하트젤리 미니백 △3월16일 체리블라썸 MD △3월16일 체리블라썸 온라인 전용 MD △3월23일 스타벅스 50주년 MD △3월30일 해운대엑스더스카이 특화 MD 등 모두 8건입니다. 개별 출시 때마다 한가지 제품만 나오는 게 아니라, 머그·텀블러·기프트카드 등이 세트로 출시되기 때문에 한달에만 수십종에 이르는 굿즈들이 나온 셈입니다.

2020년 ‘레디백 대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의 서머 레디백. 스타벅스 제공
2020년 ‘레디백 대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의 서머 레디백. 스타벅스 제공
지난 1월 출시돼 대란을 일으킨 스타벅스 플레이모빌 모형인형. 스타벅스 제공
지난 1월 출시돼 대란을 일으킨 스타벅스 플레이모빌 모형인형.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 ‘굿즈 대란’이 떠오릅니다. 지난해엔 굿즈 구매를 위해 마시지도 않을 음료를 수십잔 산 뒤 사라진 소비자도 있었고, 올해 초엔 줄을 선 소비자끼리 시비 붙어 싸움이 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의 잦은 엠디 상품 출시에 대한 비판 메시지. 트위터 갈무리
스타벅스의 잦은 엠디 상품 출시에 대한 비판 메시지. 트위터 갈무리
이런 한정판 굿즈 공급은 친환경을 내세우는 스타벅스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남깁니다. 국내 한정판 굿즈의 기획 및 제작도, 친환경 전략 수립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경영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는 “스타벅스가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빨대 없애기 말고 엠디를 축소해. 하지만 그건 돈 되니까 안하겠지”라는 글이 4천여건 넘게 공유됐습니다. 그만큼 공감이 컸다는 얘기죠. 허승은 녹색연합 팀장도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우리 제품을 사지 말고, 물려 입고 고쳐 써라’는 메시지를 내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진정성을 느끼는 것”이라며 “스타벅스는 소비자에게 텀블러를 하나 사서 오래 쓰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굿즈를 수집하도록 하는 마케팅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너(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 단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약속’.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2018년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친환경 캠페인 슬로건입니다. 스타벅스에 남게 되는 마지막 플라스틱이 부디 한정판 모형인형은 아니길 바라봅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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