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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시베리아에 몰아닥친 ‘돈잔치 광풍’

등록 2006-05-12 10:23

에너지 및 천연자원의 보고로 최근 러시아 경제 호황을 이끌고 있는 시베리아 사람들의 소비형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pa
에너지 및 천연자원의 보고로 최근 러시아 경제 호황을 이끌고 있는 시베리아 사람들의 소비형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pa
원유 등 천연자원의 보고…상위 10% 씀씀이 ‘상상초월’
시베리아인들의 돈 씀씀이가 심상치 않다. 러시아가 오일머니 유입에 힘입어 돈을 어디에다 쓸지 주체할 줄을 모른다고는 하지만, 그 영향이 벌써 시베리아에까지 미쳤나 생각들 만큼 소비자들의 돈 씀씀이가 가히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시베리아를 떠올려보자. 대부분 머릿속에는 이곳이 춥고 눈 많이 오며, 곰들이 어슬렁거리는 배고픈 유형지이자 오지 중 오지로 각인되어 있다. 그런 오지 사람들의 돈 씀씀이가 크면 얼마나 클 것이며, 거기서 뭘 소비할 게 있느냐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및 천연자원의 보고로 러시아 전체 원유의 70% 및 천연가스 90%, 석탄의 80%를 공급하고 있는 자원의 젓줄이며, 최근 러시아 경제 호황을 뒷받침 해주고 있는 곳이 시베리아임을 상기한다면 그간 우리가 시베리아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정보가 얼마나 왜곡되고 초라했던 것인지 깨닫게 된다.

2004년도 기준 시베리아인들의 1인당 GDP는 U$3천200불로, 러시아 전체 1인당 GDP U$3천700불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 그러나 지난 4월20일 러시아판 "포브스"에서 발표했듯이, 러시아 전체 GDP의 25%를 100명의 부자가 차지하고 있음을 볼 때, 상기 1인당 GDP는 더욱 낮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시베리아 소비자들은 소득에 맞지 않는 소비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인구 중 상위 10%는 돈을 쓸 데가 없어 일년에 몇 번씩 집 내부를 싹 뜯어고치거나, 1년의 절반을 해외에 나가 관광을 즐기고, 1만 달러가 넘는 모피코트를 몇 벌씩 구매하고 있다. 젊은층들도 2년 전만 해도 10명 중 휴대폰 사용자가 1명꼴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거의 90%(시베리아 전체 휴대폰 보급률은 2005년 말 현재 60%임)이상이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고, 어떤 휴대폰을 갖고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은 그 비싼 패션 부츠를 2~3개 이상씩은 보통 소유하고 있고, 월급은 기껏 400불에 불과한 종업원이 벤츠 스포츠카를 몰고 출퇴근하면서 자기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은행에서는 연평균 약 20% 이상의 고이율로 소비자들에게 자금을 융자해주면서 소비를 더욱 부추기고, 소비자들은 이런 융자를 통해 신규 가전제품 구매는 물론 ‘폼생폼사’를 위해 돈을 아낌없이 쓰고 있다. 인구 중 하위 70%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가 빠듯할 텐데도 300~400달러 되는 삼성 휴대폰 구입에 한달 월급을 다 틀어박기도 한다. 소득은 기껏 월 400-500불인데 어디서 그런 소비를 창출하는지 궁금하기만 할 따름이다. 솔직히 돈을 쓸데가 없어 못 쓰지, 없어서 못 쓰는 것 같지가 않다.

한국 비즈니스맨들에게 있어 시베리아에 대한 인식은 예전 그대로이다보니, 시장을 너무 쉽게 보고 밑천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채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현지 문화와 정서, 사업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들에게 어느 시장이든 호락호락하지 않다. 1억도 채 안되는 사업자금을 가지고 현지에서 사업 한번 해보겠다고 오는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1년도 안돼 100% 돈 다 까먹고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도 서유럽 비즈니스맨들도 시베리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향후 2년 정도는 먼저 진출하는 기업이 시장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시장 공략하는 마음으로 사전 철저한 시장조사와 준비를 갖춘다면 ‘돈 바람이 불고 있는 시베리아 시장’은 우리에게 축복의 땅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상엽 KOTRA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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