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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롯데쇼핑, ‘군소백화점’ 먹고 재기의 날개 펴나

등록 2006-06-16 15:29수정 2006-06-16 15:37

롯데백화점 본점 ⓒ박미향 기자
롯데백화점 본점 ⓒ박미향 기자
[이코노미21] 신세계, 이랜드에 연거퍼 수모
절치부심 끝 ‘지방상권 장악’ 묘수…정보력 부재 극복이 관건
롯데쇼핑(롯데)은 유통업계의 절대강자다. 월마트를 인수한 신세계가 롯데를 제치고 유통업계 최강자로 등극했지만 롯데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여전히 신세계를 한 수 아래로 본다. 그만큼 긍지와 자신감이 강하다.

그런 롯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굵직한 M&A 전쟁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까르푸를 이랜드에 뺏겼다. 월마트는 신세계가 먼저 인수했다. 한국까르푸와 월마트는 각각 할인점 업계 4, 5위 업체다. ‘몸집불리기’를 꾀하던 롯데로선 치명타를 맞은 셈이다.

M&A 연속 실패, 자존심 상처

롯데의 부침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래 전부터 눈독을 들여온 그랜드백화점 강서점, 화곡점 인수협상은 지지부진하다. 물밑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 없다. 그랜드백화점측은 오히려 “롯데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배짱을 부린다. 그랜드백화점 장종섭 과장은 “강서점, 화곡점의 인수협상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롯데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누가 앞서 있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호시탐탐 노려온 에쓰오일의 인수협상 역시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에쓰오일의 최대주주 아람코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인수가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만하면 ‘M&A 징크스’라고 부를 법한 상황이다.

물론 롯데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한국까르푸 M&A는 협상조건이 맞지 않아 롯데가 먼저 발을 뺐다. 롯데 입장에선 M&A 실패가 아니라 ‘자진철수’다. 그랜드백화점, 에쓰오일 M&A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하지만 월마트 M&A 실패는 롯데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롯데는 경쟁업체 신세계가 월마트 코리아를 인수하기 직전까지 낌새조차 채지 못했다.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가 확정되기 불과 10여일 전에야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 ‘롯데가 입지가 극심하게 흔들리면서 정보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솔솔 새어나오는 이유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워낙 극비리에 진행됐기 때문에 신세계와 월마트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도 “그렇다고 정보력 부재, 입지 약화 등을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가는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롯데는 여전히 명실상부한 유통명가다. 굵직한 M&A 몇 번 실패했다고 롯데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해석하면 오산이다. 무엇보다 롯데는 튼튼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한국까르푸 인수를 위해 마련한 실탄(자금) 3조6천억 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정도다. 게다가 유통망도 탄탄하고 광범위하다. ‘언제든지 치고 나갈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마련돼 있는 셈이다. 이를 입증하려는 듯, 침묵하던 롯데가 최근 서서히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는 최근 한국공항공사와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쇼핑몰 사업조인식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10년 완공 예정인 이 쇼핑몰 사업은 대형 프로젝트다. 공사면적은 무려 5만9천여 평, 총 사업비 역시 3천억 원을 훌쩍 넘는다. 건평 1만1천791평에는 백화점·호텔·시네마· 패션전문점· 푸드코트·지하주차장이 연면적 8만8천314평 규모로 들어서고 조경 면적 4만7천159평에는 테마파크, 녹지공원이 조성된다. 롯데는 스카이파크를 연간 1조원대의 동북아 대표 쇼핑공간으로 꾸밀 야심찬 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동북아 대표 쇼핑공간 준비 중

롯데는 또한 건국대와 스타시티 백화점 개점을 위한 임대계약 체결에도 성공했다. 이 역시도 만만찮은 사업이라는 평가다. 아직 백화점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연면적 2만2천 평의 분당점 크기는 족히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 본점의 연면적이 2만6천 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법 큰 규모의 백화점이 들어설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롯데는 지방상권 확장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주백화점 인수는 이를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롯데는 지상 7층 규모의 이 건물에 서울 명동 영플라자 같은 패션백화점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롯데의 청주백화점 인수를 ‘지방상권 장악’의 신호탄으로 점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지방 중소백화점의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M&A 전쟁에서 참패를 거듭한 롯데가 이처럼 ‘부활의 나래’를 펴고 있다. 유통명가 롯데가 그간의 치욕을 씻어버리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롯데 건대 스타시티 입점 둘러싼 설왕설래
잠실점과 상권 겹치는데 “성공할까?”

롯데쇼핑이 오는 2008년 말 건대 스타시티 안에 백화점을 오픈한다. 롯데쇼핑은 최근 건국대와 스타시티 백화점 개점을 위한 임대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계약기간은 20년, 임차규모는 2만3천300평이다. 건대 스타시티 부지에는 롯데백화점 외에도 멀티플렉스인 롯데시네마가 입주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3천500평 규모의 신세계 이마트가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대학생 등 젊은 층 뿐 아니라 건대 인근의 주민들도 주요 수요자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낙관론’이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건대 스타시티 입주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큰 지점이다. 연면적이 4만3천800평에 달한다. 본점의 연면적(2만6000평)과 비교했을 때 약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그런데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건대 스타시티는 공교롭게도 상권이 같다. 특별한 방법으로 수요자를 끌어들이지 않는 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구도인 셈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롯데백화점과 상권이 중복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새로운 타깃을 설정함을 통해 얼마든지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그 타깃을 마련하고 있는 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대 스타시티는 애당초 신세계가 입점하려다 발을 뺀 곳이다. 신세계는 지난 2003년 11월 공개입찰을 통해 롯데를 누르고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임대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설계변경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빚어 2005년 1월 건대 스타시티 입점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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