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태터앤컴터니 사물실에서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박미향 기자
[이코노미21] 포털과 별개, 스킨 마음대로 바꾸고 도메인도 따로 써
최근 인터넷 서비스 업계의 최대 이슈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이글루스 인수합병과 그 뒤를 이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태터앤컴퍼니의 제휴다. 이글루스는 고급 사용자들이 많기로 유명한 블로그 전문 사이트였는데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병되면서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사생활 침해나 답답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이글루스 사용자들이 대거 탈퇴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물론 SK커뮤니케이션즈의 지나친 상업성도 거부감의 한 요인이 됐다. 한편 태터앤컴퍼니는 이른바 설치형 블로그 툴인 태터툴즈를 만드는 회사다. 직접 계정을 개설하고 도메인을 받아 태터툴즈를 설치하면 완전히 독립된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제휴해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www.tistory. com)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회원 가입만 하면 태터툴즈와 거의 비슷한 독립된 블로그를 뚝딱 만들 수 있다. 포털과 별개로 완전히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이글루스와 태터툴즈의 변화는 개인 블로그와 그 안에 담긴 콘텐츠들이 그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포털 사이트들이 그 콘텐츠들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티스토리의 실험은 이른바 UCC, 사용자 개발 콘텐츠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티스토리는 현재 클로즈 베타 서비스 중이고 오는 8월 정식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사용자 개발 콘텐츠’ 활용 가능성
클로즈 베타란 초청받은 소수에게만 서비스를 미리 체험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태터앤컴퍼니는 1차로 1천 명에게 초대장을 발송했고 이들에게 추가로 초대장을 발부, 7월 말까지 베타 테스터를 5천 명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아직은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사이트인 셈이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티스토리 초대장을 얻을 수 없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티스토리의 매력은 기존의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와 달리 완전히 독립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스킨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예 도메인을 별도로 쓸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고 ○○○.com이나 ○○○.co.kr이라는 도메인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계정과 트래픽을 제공하는 곳은 다음이지만 어디에도 다음의 냄새는 없다. 흔한 배너광고도 없고 다음으로 가는 링크조차도 없다. 티스토리는 그동안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는데 포털 서비스에 종속되고 싶지는 않았던, 또는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콘텐츠를 넘겨주고 싶지 않았던 사용자들이라면 욕심을 낼 만하다. 티스토리는 태터툴즈라는 블로그 툴과 다음의 공간을 무한정 제공할 뿐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는다. 무리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거나 공개하지도 않고 개인의 콘텐츠를 포털 사이트로 끌어가 무단 공유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티스토리는 어떻게 수익을 내는 것일까. 태터앤컴퍼니 노정석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 입장에서는 사실 티스토리 호스팅이 큰 비용이 드는 사업이 아닙니다. 물론 태터앤컴퍼니도 태터툴즈를 팔아 돈 벌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은 태터툴즈를 쓰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하고 가치 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쌓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 거고 다음도 여기에 동의를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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