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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제2의 인터넷 버블’ 우려되는 웹2.0

등록 2006-07-07 15:10

‘참여·공유·개방’ 모호한 철학적 메시지뿐
업체만 광고수익 ‘짭짤’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는 웹2.0이 최근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웹2.0이 아니면 마치 시대에 뒤처져 있는 것처럼 비춰질 정도다. 인터넷업계는 ‘웹2.0’에 ‘올인’한 것 처럼 느껴진다. 최근 IT업체에서 내놓은 보도자료에 웹2.0이란 단어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웹2.0만이 미래 인터넷시대에서 살 길이고 그쪽으로 가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비장한 모습까지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는 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웹2.0 업체 이글루스를 M&A(인수합병)했다. 몇몇 대형업체들도 웹2.0을 표방하는 업체의 M&A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 어느 때보다 인터넷이 웹2.0으로 뜨겁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다는 비판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웹2.0 철학을 두고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지’라는 곳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버블 경계론’이다. 철학적 메시지만 있지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제2의 인터넷 버블이 걱정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네이버 지식인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 적이 있다. 한달에 얼마만큼의 질문이 올라오고 답변은 얼마인지 통계를 보기 위해서였다.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에서 월 평균 답변 수를 200장 분량의 단행본으로 계산하면 약 5천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인기 서비스 중의 하나인 지식인(kin.naver.com)의 월평균 질문 수는 약 120만건, 답변 수는 20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답변 양을 질문당 A4 용지 2분의1 페이지로 계산하면 100만장 분량에 이른다. 이를 200장 분량의 단행본으로 계산하면 5천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실로 엄청난 분량이 아닐 수 없다.

지식인 서비스는 웹2.0의 실체를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공유하면서 개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참여와 공유, 개방이라는 곳으로 몰려간 이용자의 노력에 비한 몫이 너무 적다. 네이버측은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장터를 만들어줬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장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볼 것이 많으니 이용자가 당연히 몰리는 것이 아니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 지식인으로 광고를 유치하는 등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그것도 지식인 서비스는 네이버 서브 도메인 중에서 서치(search.naver.com), 블로그(blog.naver.com) 다음으로 인기 있는 서비스다. 포털의 광고료가 페이지뷰, 방문자 등으로 책정되는 시스템으로 봤을 때 지식인은 네이버 광고 수익을 내는 효자 중의 효자인 셈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 수익을 지식인을 가꾸고 꾸민 이용자와 나누지 않는다. 다만 ‘이주일의 지식인’ ‘명예의 지식인’이라는 호칭을 달아주며 포인트를 줄 뿐이다.

그 포인트도 네이버 안에서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등 내부용에 불과하다. 장터에서 이용자들이 열심히 놀아주고 뛰어노는 구경값을 네이버가 챙겨가고 있는 셈이다. 장터를 만든 삯이라고, 자리값이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은 이용자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자세는 아닐 것이다.

이를 반면교사로 여긴다면 웹2.0의 속성이 조금 변해야 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즐기고 소비하는 인터넷’에서 ‘생산적인 인터넷’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 IT는 너무나 소비지향적인 측면이 강하다. 게임, 커뮤니티 등이 한국 인터넷의 주류이다. 생산적이지 못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웹2.0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진정성이 있는 웹2.0이란 화두를 던지기 위해서는 이용자와 함께 ‘수익을 나누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웹2.0을 표방하는 한 업체의 사장을 만났는데 수익모델에 대해 묻자 정확한 언급을 회피했다. 이용자와 함께 가는 수익모델이냐는 것을 다시 한번 묻자 그는 “분명 기존과는 다른 모델이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웹2.0의 대표적 기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그가 정확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 셈이다. 이용자와 수익을 나누겠다는 곳까지 나아가고 있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참여와 공유, 개방을 이용자들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용자들만 참여하고 공유하고 개방하면 그 수익은 또 다시 업체만 가지겠다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용자들이 참여하고 공유하는 만큼 업체도 이용자와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웹2.0은 버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종오 아이뉴스24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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