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등 유럽서만 16개국 시행중
생산자에 석유 등 사용량 따라 거둬
재생산업 등 새 일자리 창출에 써
생산자에 석유 등 사용량 따라 거둬
재생산업 등 새 일자리 창출에 써
기후위기 앞에서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는 노력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도입된 탄소세는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등으로 확산됐다. 언스플래쉬
천차만별 세율·증세 논란도 넘어야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강충경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펩스젠 대표)는 언론 기고에서 “탄소세는 30년 전부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산업구조의 혁신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그리고 화석원료 산업에서 소멸된 일자리의 창출에 투자됐다”며 “탄소세를 최초로 실시한 핀란드, 가장 높은 세율로 탄소세를 거두고 있는 스웨덴, 그리고 풍력에너지 1위 국가인 덴마크 그 어느 나라도 탄소세를 거둬 기본소득으로 나눠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탄소세를 거둬 기본소득으로 나눠주자는 발상은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토지보유세 강화로 거둔 추가 세수를 집값 급등으로 고통 받는 서민이나 청년들을 위해 쓰지 않고 전국민에게 나눠주는 것을 문제 삼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탄소세의 또다른 문제점으로 ‘소득 역진성’이 거론된다. 생산자에게 탄소세를 부과하면 에너지와 상품 가격이 오르게 되고 결국 저소득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논리다. 탄소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방식은 탄소배출량 감축에 효과적이나 일반 소비재 가격을 상승시키기에 일부 나라에선 조세저항에 부닥치기도 했다. 최근 스위스에선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자동차 연료에 추가 부담금과 항공권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국민직접투표에 부친 결과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용혜인 의원실은 “탄소세배당은 조세저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탄소세 세수를 전국민에게 배당한다면 저소득층은 실질소득이 늘고 중산층은 가격 인상 부담이 상쇄된다“고 설명한다. 화석에너지 사용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는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국회의 탄소세 발의에 난감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산업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은 한발짝 나아가 ‘탄소국경세’ 도입을 준비중이다. 탄소국경세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배출량이 적은 국가로 상품·서비스가 수출될 때 적용하는 무역관세 중 하나로, 국가의 경계를 넘어 글로벌 무역 환경에 영향을 주는 제도다. 탄소 배출에 의지하는 산업 구조를 탈피하지 않고선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물론 생존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탄소세 도입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한편에선 탄소세 도입으로 화석에너지 사용이 줄어드는 대신 핵발전 의존이 되레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응해 화석에너지 사용 감축이 핵발전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핵발전 위험세’를 별도로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여 톤으로 오이시디 6위에 올라 있다. 법안대로 온실가스 1t당 8만원의 세율로 과세하면 약 57조원의 세수를 거둬 전국민에게 매달 10만원 가까운 탄소세배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게 기본소득당의 구상이다. 그러나 세율을 정하기까지 갑론을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세율은 석유와 석탄 등 각종 화석에너지에 함유된 탄소량에 기초해 부과하지만 세율은 나라마다 천차만별인데다 국내선 증세 논란의 벽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실로 나타난 기후위기 앞에서 더 미룰 수 없는 것은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는 범지구적 차원의 노력일 것이다. 탄소 배출을 저지하기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탄소세 신설이라는 제도 도입에만 그칠 게 아니라 탄소세배당이라는 기본소득으로 국민들에게 다시 나눠줄 수 있다면 탄소배출량 감축과 함께 건강한 소비를 유도하고 정의로운 생태적 전환도 끌어낼 수 있다는 게 탄소세 법안에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홍대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어젠다센터장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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