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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일본 수출규제 2년] 더 끈끈해진 대·중기, 산업 자생력 끌어올렸다

등록 2021-06-28 04:59수정 2021-06-28 07:56

소재·부품 대일 의존도 변화

2003년 28% 달하던 일 제품 비중
일 수출규제 겪으며 14.6%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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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강화 뒤 소재·부품 분야에서 한국의 일본 의존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흐름이었다. 핵심 소재 3종(고순도 불화수소,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의존도 또한 조금씩 낮아졌다. 다만, 3개 품목 의존도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높아 숙제를 안고 있는 상태로 평가된다.

27일 한국무역협회 자료(HS코드 기준)를 보면, 작년 7월~올해 5월 3대 규제 품목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포토레지스트 수입액은 3억5854만9천달러이며, 이 가운데 일본에서 들여온 몫이 3억425만9천달러로 84.9%를 차지했다. 2018년 7월~2019년 6월 92.9%, 2019년 7월~2020년 6월 86.8%에서 추가로 더 낮아졌다.

불화수소의 대일본 수입 의존도는 수출 규제 전인 2018년 7월~2019년 6월 42.9%에서 2019년 7월~2020년 6월 9.0%로 뚝 떨어졌다. 그 뒤 2020년 7월~2021년 5월엔 14.0%로 다시 높아졌지만, 수출 규제 뒤 40%대에서 9%대로 하락한 뒤끝이었음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는 하락세로 풀이된다. 폴리이미드 품목의 사정은 달라 같은 기간 대일 의존도가 93.0%, 92.4%, 94.2%로 거의 변화 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성과와 한계를 같이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장비총괄과의 윤창현 과장은 “수출 규제 2년 동안 큰 문제 없었고 품목별 공급은 안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전반적인 대일 의존도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덧붙이고, “국내 업체의 생산 시설 신증설, 외국 자본 유치, 수입처 다변화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했다. 외국 기업 유치 사례로는 미국 듀폰사가 지난해 한국에 투자해 포토레지스트 생산에 나선 일이 꼽힌다. 일본으로 한정돼 있던 포토레지스트의 수입처에 벨기에를 추가하는 식의 수입처 다변화 성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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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3대 품목을 비롯한 소재·부품 분야 전반적으로는 대일 의존도가 더 큰 폭으로 내렸다. 산업부 ‘소재 부품 종합정보망’ 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한국의 소재·부품 누적 수입액 813억7천만달러 중 일본 제품은 118억7100만달러로 14.6%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 15.7%보다 낮아졌다. 일본 소재·부품 수입 비중은 2003년 28.0%로 최고점에 이른 뒤 차츰 낮아져 2014년 18.2%, 2016년 17.8%, 2020년 16.0%로 떨어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당시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육성책을 이끌었던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을 높인 일본의 조처에 국민과 기업, 공공기관 그리고 정부 모두가 합심해서 대응한 대표 사례”라며 “협소한 시장, 높은 기술력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소부장 분야에서 여러 주체 간 연대와 협력의 분위기가 확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유 사장은 “(소재·부품) 수요 기업들의 경우에도 기존에 특정 국가에만 의존했던 공급망을 재점검하고 중소 공급기업과 긴밀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함을 다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회장도 소재·부품 수요처인 대기업과 공급을 담당하는 중소기업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한 계기였다는 점을 평가했다. 황 회장은 “일본의 조처는 한국에 협력 관계 강화라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소부장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며 “과거 10년 걸릴 일을 1년 만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핵심 품목의 의존도는 아직 절대적으로 높아 불안정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다. 윤 과장은 “일본의 규제가 언제 또 강화될지 알 수 없고, 여기에 국제적인 공급망 재편 움직임도 변수로 떠올라 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소부장은 기술 진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야인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정책과 사업을 꾸준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급망 안정화, 연구개발 투자 지원과 더불어 개발된 기술을 제품 양산화로 이어가도록 정책적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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