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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소부장’ 성과에도 대일 무역역조는 그대로?

등록 2021-07-04 14:48수정 2021-07-04 15:02

대일 무역적자 올해 상반기 126.7억달러
“지속적으로 적자 내는 흐름은 풀어야할 숙제”
한겨레 자료 사진. 그래픽 김지야
한겨레 자료 사진. 그래픽 김지야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처 뒤의 맞대응에 힘입어 국내 소재 및 부품 산업의 일본 의존도가 뚜렷하게 감소했지만, 대규모 무역적자라는 기본 구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소부장’ 분야의 성과가 부분적이며 미완의 초기 단계임을 보여준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 일본에 대한 수출은 142억6천만달러, 수입은 269억3천만달러로 적자 규모가 126억7천만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대일 무역적자는 91억7천만달러였다. 상반기 흐름이 하반기(지난해 하반기 117.6억달러 적자)에도 이어진다면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290억달러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는 2011년(286억4천만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출 규제 대상에 들어간 3대 핵심품목의 대일 의존도가 대폭 낮아지고, 100대 핵심품목의 의존도는 2019년(1~5월) 31.4%에서 2021년(1~5월) 24.9%로 떨어진 것이 일부 영역에 이뤄진 제한적인 성과였음을 반영한다.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의 김수동 실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해당하는 품목의 자립도는 높아져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볼륨(규모) 있는 주요 품목 쪽의 사정은 달라 전반적인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한꺼번에 (역조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뤄진 산업구조조정, 소재·부품의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 노력이 일부 품목의 무역 역조 개선으로 이어졌을 뿐 전체 추세를 바꿀 정도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대일 역조가 절정에 이른 때는 2010년이었다. 그해 일본에 대한 수출은 281억8천만달러, 수입 643억달러로 361억천만달러 적자였다. 적자 규모는 그 뒤 하락, 상승을 거듭하다 2019년 191억6천만달러로 떨어졌다. 2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3년(190억4천만달러) 이후 16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었다. 일본이 그해 7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처를 시행한 여파였다. 2020년엔 적자 규모(209억3천만달러)가 다시 200억달러를 넘었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뒤 단 한 차례의 예외도 없이 이어져 온 역조의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10% 안팎으로 큰 변화는 없다. 상반기 대일 수입(269.3억달러)은 한국의 총수입(2851.1억달러) 중 9.4% 수준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전인 2018년 10.2%보다는 약간 낮고, 2019년 9.5%, 2020년 9.8%와 비슷하다. 전체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0%, 2019년 5.2%, 2020년 4.9%, 올 상반기 4.7%였다. 전반적으로 보아 대일 의존도가 떨어졌다기보다는 수출, 수입 비중 모두 약간 위축된 양상이었다.

대일 교역에서 적자를 많이 내는 품목은 기계 장비류 분야로, 이 또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관세청 수출입통계를 보면, 올 1~5월 대일 적자 1위 품목은 원자로·보일러·기계류(HS코드 84)로 35억4천만달러 적자였다. 이어 전자기기(85) 20억6천만달러, 광학기기·정밀기기·의료용 기기(90) 15억2천만달러, 플라스틱(39) 7억7천만달러, 화학공업품(38) 7억5천만달러 적자였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 직전해인 2018년 적자 규모 상위 5개 품목도 이와 비슷해 4위만 플라스틱 대신 철강(72)으로 달랐다.

김수동 실장은 “국제 분업 관계를 고려하더라도 주력 산업의 핵심 분야를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기대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고 더욱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흐름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일본 수출 규제로 핵심 소재, 부품을 한쪽에 의존하다가는 큰일 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대기업 쪽에서도 갖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변화를 꾀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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