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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멜론만 ‘1%’ 특혜, 다른 곳은 8%수수료 받은 SKT 적발

등록 2021-07-14 11:59수정 2021-07-15 02:49

SK텔레콤이 음원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던 옛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수수료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멜론이 이미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2010∼2011년 청구수납대행 수수료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로엔엔터테인먼트을 부당지원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SK텔레콤에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당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이 지분 63.5%를 보유한 자회사였다.

SK텔레콤은 2010년 1월부터 2년간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청구수납대행 수수료율을 기존 5.5%에서 1.1%로 낮춰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해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아낀 금액은 총 52억원이다. 이용자가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음원을 사면 이동통신사나 대행사업자가 휴대전화 요금 청구 때 이를 합산·수납해주는데, 청구수납대행 수수료는 그 대가로 이통사 등이 받는 돈을 가리킨다. 당시 음원사업자와 청구수납대행사업자 간 수수료율은 5.5∼8.0% 수준이었다.

통상적으로 정상가격 산정이 어려운 상품이나 용역이 부당지원에 활용되는 것과는 대비된다. 청구수납대행 수수료는 시장에 비교할 만한 거래가 많아서 특혜성을 입증하기 쉽다. 실제로 SK텔레콤도 수수료 특혜의 위법성이 높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부당지원 리스크에 노출” “공정위의 발견 가능성 및 법적 리스크가 대단히 높음” 등의 내용이 담긴 내부 자료가 확인됐다.

SK텔레콤은 그럼에도 심화된 음원서비스 경쟁 속에서 멜론을 돕기 위해 수수료를 깎아준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포털사업자가 음원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었다. SK텔레콤은 멜론을 직접 운영하다가 2009년 로엔엔터테인먼트에 넘겨줬는데, 당시 작성된 내부 문서에서는 “스핀오프 후 소프트랜딩(연착륙)을 위하여 우호적인 수수료율 적용”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다만 공정위는 SK텔레콤의 부당지원이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미 멜론이 음원서비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2위와의 격차도 컸다는 것이다. 부당지원이 시작되기 전인 2009년 멜론의 점유율은 34.9%로, 2위인 올레뮤직 점유율보다 17.1%포인트 더 높았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기간대여제를 합산한 기준이다.

이런 이유로 공정위는 시정명령 이외의 다른 제재는 부과하지 않았다. 부당지원 이후 1·2위 격차가 34.5%포인트(2012년)로 벌어졌지만, 시장 구도가 근본적으로는 변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후 SK텔레콤이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해 현재 카카오 자회사 멜론컴퍼니에서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정명령의 실익도 크다고 보기 힘들다. 지원을 받은 대상에 대한 제재 조항이 도입되기 전 이뤄진 일이어서 멜론컴퍼니도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향후 자회사인 음원사업자에 동일한 유형의 부당지원을 하면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고발 대상이 된다(는 실익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의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는 음원서비스 ‘플로’(FLO)를 운영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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