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밥상 물가가 껑충 뛰면서 저소득층 살림살이가 더욱 힘겨워졌다.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2.5% 오른 가운데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자물가는 7.3% 뛰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2분기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에 월평균 24만4천원을 썼다. 전년 같은 분기보다 12% 늘었다. 2분위 가구는 28만5천원(+6.8%)을 썼고, 3분위는 34만7천원(+0.9%), 4분위는 44만1천원(-3.8%), 5분위는 54만원(+1.2%)을 각각 지출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증가율은 더욱 높았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생활 필수 항목이 많아 물가가 올라도 아끼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1분위 가구는 2∼5분위 가구보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은 적었지만, 한 달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2%로 가장 높았다. 식료품·비주류음료의 소비지출 비중은 1분위는 21.2%였고, 2분위(17.0%), 3분위(15.8%), 4분위(15.1%), 5분위(12.2%) 등의 순으로 소득 수준과 반비례했다. 밥상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소득이 낮을수록 크다는 의미다.
2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7.3%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5%)의 3배에 달했다. 곡물, 빵·떡류, 육류, 육류가공품, 신선수산물, 유제품 및 알, 과일류, 채소류 등 주요 식품이 두루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분위 가구 가운데 적자가구 비율(55.3%)은 1년 전보다 8.2%포인트 올랐다. 전체 소득 분위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분위(25.4%) 4.8%포인트, 3분위(15.6%) 1.5%포인트, 4분위(15.5%) 5%포인트, 5분위(10.5%)는 2.8%포인트 각각 적자가구 비율이 증가했다. 전체 적자가구 비율은 24.4%로 4.4%포인트 상승했다. 적자가구 비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의 비중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 측면에선 작년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가계소득 증가 효과가 올 2분기에는 사라졌고, 지출에선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많아 올라 1분위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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