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디지털화로 인한 변화가 큰 5개 산업 분야에 대한 집중 분석에 나선다. 유통과 모빌리티, 금융 등이 포함된다. 올해 말까지 시장구조 조사를 마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조성욱 위원장이 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디지털경제의 중심에서 공정거래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30분가량 강연을 한 뒤 연구진과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조 위원장은 강연에서 “저희들이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미디어콘텐츠, 유통, 금융, 자동차, 플랫폼 모빌리티”라며 “이들 분야에 대해서 공정위가 외부 전문가 그룹과 함께 집중 분석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조만간 전문가들과 첫 회의를 연 뒤 연말까지 분석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구조의 변화 양상과 함께 정책적 시사점도 담기로 했다.
공정위가 이들 분야를 콕 찝은 것은 빅테크 규제 마련이 가장 시급한 영역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조 위원장은 금융을 예로 들며 “핀테크가 이제는 전통 금융업의 데이터까지 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은행과 보험, 증권이 다 들어가고, 마이데이터 같은 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 중에서 마이데이터 이슈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도 했다.
또 플랫폼 기업의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도 나선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빅테크가 잠재적 경쟁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다는 지적이 많다. 조 위원장은 “신생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잠재적인 경쟁자를 흡수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가지고 독점적인 위치를 강화하려고 하는 노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뚜렷한 합의가 없는 플랫폼의 시장 획정이나 시장지배력 판단 기준을 규정하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 단독 행위에 대한 심사지침’도 올해 안에 마련한다.
다만 공정위는 당분간 최소 규제의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조 위원장은 “우리 경제에서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시장 집중도가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아직은 상대적으로 좀 덜한 상태”라며 “현실을 감안해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공정위의 잠정적인 결론”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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