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기업집단의 기업결합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두 배가 훌쩍 넘는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산업환경이 급변하면서 인수합병과 합작사 설립 등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분석해 5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공정거래법상 신고 대상인 기업결합으로, 한쪽의 자산이나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이고 다른 쪽은 300억원 이상인 경우가 해당한다. 이 기간 공정위에 접수된 기업결합은 모두 489건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15.3% 늘었다. 금액은 221조원으로 48.7% 증가했다. 건수는 최근 5년간 증가 추세를 유지한 반면, 금액은 증감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이 올해 증가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공시 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결합은 19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05건)보다 87.0% 늘었다. 전체 기업결합 10건 중 4건이 대기업집단에 의한 결합이었다. 금액도 8조9000억원에서 23조2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집단이 그룹 바깥의 회사와 한 기업결합이 배 가까이 늘었다. 75건에서 145건으로 뛰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전체 건수(142건)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수익구조 다변화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계열사 간 결합 중에서는 합병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22건에서 36건으로 늘었다. 4차 산업혁명 등의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합작사 설립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유형별로 보면, 국내 기업의 기업결합 중 합작사 설립의 비중이 27.7%로 가장 많았다.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1위였던 주식 취득을 제쳤다. 개중에서도 사모투자 합자회사 설립이 87건에서 99건으로 뛰었다.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방송과 전기전자 분야의 변화가 뚜렷했다. 전기전자는 23건에서 44건으로 배 가까이 뛰었다. 반도체 7건과 신재생에너지 19건의 영향이 컸다. 정보통신방송은 48.6% 증가한 52건이었는데, 이 중 11건이 게임과 관련된 사례였다. 공정위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이 있었던 해운업에서도 기업결합 6건이 접수됐다.
공정위는 전체 489건 중 15건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정식 심사를 진행했다. 이 중 14건을 승인했으며, 듀켐바이오가 케어캠프 방사성의약품 사업부를 합병한 나머지 1건의 경우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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